탄소배출·인명사고…지주사 '포스코'가 해결할 과제는?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3 18:08:04
  • -
  • +
  • 인쇄
온실가스 배출 1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도
2018년이후 사망사고 24건…안전 해결해야
▲ 2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사기를 흔들고 있다.(사진=포스코)


포스코가 우여곡절 끝에 2일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 '제2의 창업' 등을 내걸고 추진한 지주사 체제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대와 포항 여론악화 등으로 논란도 많았다. 서울에 두려고 했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본사를 내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겠다며 일단 봉합은 했지만, 여전히 악화된 사내 여론을 달래고 주주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ESG 경영' 차원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포스코와 최 회장 역시 지주사의 역할로 'ESG 리더·디렉터'를 포함시켰다.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을 선도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포스코의 상황을 보면 이런 과제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 시각이 많다.

우선 환경 부문에서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기업이다. 2018년에 7312만tCO₂eq에서 2019년에 8060만tCO₂eq로 크게 늘었다. 2020년에는 7567만tCO₂eq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2018년보다 많다. 게다가 매출액당 배출량, 즉 매출 1억원을 올리는데 배출한 온실가스를 보면 2018년 112.53tCO₂eq/억원에서 2019년 125.22tCO₂eq/억원, 2020년 130.93tCO₂eq/억원으로 증가했다. 다시 말해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철강산업의 탄소중립은 국가 전체의 탄소중립 달성 여부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대선토론에서도 철강산업의 탄소중립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을 정도로 환경과 기후위기 분야에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포스코 역시 지난 2020년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1단계에서는 에너지효율 향상과 경제적 저탄소 연원료 대체 추진, 2단계에서는 스크랩 활용 고도화와 CCUS(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을 적용하고, 3단계에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철강 공정에서 CO₂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연도별로는 2030년까지 현재의 10%를 줄이고, 2040년까지 50%,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제시한 방향은 맞는 방향이지만 여러 기술들의 개발 단계나 현재 온실가스 배출 수준 등을 감안할 때 2050년 넷제로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포스코의 행보는 '친환경'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화석연료를 감축하기는커녕 2054년까지 가동할 수 있는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중이다. 포스코는 현재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삼척에 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2개를 건설중이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1호기와 2호기가 모두 가동되면 연간 570톤의 초미세먼지와 13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며 "이는 연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 수준이고, 정부가 2025년까지 감축하고자 하는 양보다 많다"고 비판했다.

ESG 중 사회 부문에서도 포스코는 논란을 낳았다. 우선 이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본사를 서울에 두려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포항지역 사회와 대립 구도까지 형성했고,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내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일단 봉합됐다.

또 포스코는 노동자 사상 사고가 많은 기업이다. 포스코는 2018년부터 2022년 2월까지 노동자 사상 사고로 ESG 평가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컨트로버시(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 사고) 대상으로 10회 선정됐다. 이는 서스틴베스트 평가 대상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를 토대로 포스코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리스크가 큰 기업으로 꼽았다. 심지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0일에도 포항제철소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한 사고도 발생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사업장 내 사망사고는 24건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의 ESG 경영 중 사회 부문과 관련해 사업장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현장의 위험도가 높은 철강산업에서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로 인명사고 '제로'를 만들어야 하는 것도 포스코가 넘어야 할 큰 산"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기후/환경

+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경기도 공공소각장 4곳 내년 착공...2030년까지 21곳 확충

경기도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내년에 공공소각시설 4곳을 착공한다.22일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

올해 한반도 열대야 12.1일...2050년에 2배 증가한다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열대야 일수는 지금보다 2배 늘어나고, 2100년에 이르면 7배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년에 85일을 폭염에 시달린다는

기후변화가 바꾸는 식탁...CO2 늘수록 열량은 늘고 영양은 줄어

기후변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작물의 열량은 증가하는 반면, 필수 영양소 함량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0일(현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