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후 사망사고 24건…안전 해결해야
포스코가 우여곡절 끝에 2일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 '제2의 창업' 등을 내걸고 추진한 지주사 체제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대와 포항 여론악화 등으로 논란도 많았다. 서울에 두려고 했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본사를 내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겠다며 일단 봉합은 했지만, 여전히 악화된 사내 여론을 달래고 주주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ESG 경영' 차원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포스코와 최 회장 역시 지주사의 역할로 'ESG 리더·디렉터'를 포함시켰다.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을 선도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포스코의 상황을 보면 이런 과제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 시각이 많다.
우선 환경 부문에서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기업이다. 2018년에 7312만tCO₂eq에서 2019년에 8060만tCO₂eq로 크게 늘었다. 2020년에는 7567만tCO₂eq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2018년보다 많다. 게다가 매출액당 배출량, 즉 매출 1억원을 올리는데 배출한 온실가스를 보면 2018년 112.53tCO₂eq/억원에서 2019년 125.22tCO₂eq/억원, 2020년 130.93tCO₂eq/억원으로 증가했다. 다시 말해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철강산업의 탄소중립은 국가 전체의 탄소중립 달성 여부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대선토론에서도 철강산업의 탄소중립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을 정도로 환경과 기후위기 분야에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포스코 역시 지난 2020년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1단계에서는 에너지효율 향상과 경제적 저탄소 연원료 대체 추진, 2단계에서는 스크랩 활용 고도화와 CCUS(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을 적용하고, 3단계에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철강 공정에서 CO₂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연도별로는 2030년까지 현재의 10%를 줄이고, 2040년까지 50%,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제시한 방향은 맞는 방향이지만 여러 기술들의 개발 단계나 현재 온실가스 배출 수준 등을 감안할 때 2050년 넷제로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포스코의 행보는 '친환경'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화석연료를 감축하기는커녕 2054년까지 가동할 수 있는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중이다. 포스코는 현재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삼척에 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 2개를 건설중이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1호기와 2호기가 모두 가동되면 연간 570톤의 초미세먼지와 13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며 "이는 연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 수준이고, 정부가 2025년까지 감축하고자 하는 양보다 많다"고 비판했다.
ESG 중 사회 부문에서도 포스코는 논란을 낳았다. 우선 이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본사를 서울에 두려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포항지역 사회와 대립 구도까지 형성했고,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내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일단 봉합됐다.
또 포스코는 노동자 사상 사고가 많은 기업이다. 포스코는 2018년부터 2022년 2월까지 노동자 사상 사고로 ESG 평가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컨트로버시(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 사고) 대상으로 10회 선정됐다. 이는 서스틴베스트 평가 대상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를 토대로 포스코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리스크가 큰 기업으로 꼽았다. 심지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0일에도 포항제철소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사망한 사고도 발생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사업장 내 사망사고는 24건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의 ESG 경영 중 사회 부문과 관련해 사업장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현장의 위험도가 높은 철강산업에서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로 인명사고 '제로'를 만들어야 하는 것도 포스코가 넘어야 할 큰 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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