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16~18일 일부 지역에서 1년치 비의 3분의 1이 불과 이틀 사이에 쏟아졌다. 서해와 접한 전남과 충남에는 최대 400㎜ 이상의 비가 내렸다. 1시간 기준으로 서산에 내린 비는 500년만에 한 번, 홍성은 300년만에 한번 내릴 수준이다.
16~18일 오전 8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산과 홍성 519.3㎜와 437.6㎜, 전남 나주 445.5㎜, 광주 442.2㎜ 등이다. 전북 순창에는 344.4㎜, 충북 청주에는 315.6㎜, 대전에는 234.6㎜, 경남 밀양에는 158.0㎜, 서울에는 151.4㎜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태평양 해역에서 중국, 동중국해를 거쳐 대량의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됐다. 이 수증기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부딪혀 우리나라 동서를 관통하는 비구름을 형성한 것이다. 이 비구름이 16~17일 충청권과 경기 남부 지역에 정체하면서 막대한 양의 비를 쏟았다.
현재는 서해상에서 비구름대가 유입되고 있어 오는 19일까지 시간당 강우량 30∼80㎜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수 있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일본 동쪽 해상에서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고기압 경계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풍이 유입돼 19일 밤까지 비가 내리겠다.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등 중부지방은 정체전선 영향으로 20일 아침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는 서해 남부 해상에서 수도권까지 구름대가 형성돼있다"며 "이 비구름이 점차 남쪽에서부터 영향을 가해 남부 지역에 비가 내리고, 이후 비구름이 북상하면서 소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이 비구름이 '대기의 강'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기의 강은 수증기가 좁은 구역에 집중되는 현상으로, 예전에는 가는 띠처럼 형성됐지만 최근 해수온과 대기온도 상승으로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하면서 점점 거대해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기상청은 대기의 강이라는 의견에 "그것은 극히 일부의 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지난해 지구의 수증기 양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기록했다. 이달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도 역대 최고치로 예년보다 최고 4.7℃나 높았다. 수온이 오르면 바다에서 구름으로 공급되는 수증기의 양이 증가하는 것이다. 다만 기상청에서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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