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철강·건설 위원회 설치 소극적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2020년말부터 이사회 산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를 앞다퉈 구성했지만 실제 활동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종별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기업들은 ESG위원회 설치에 적극적인 반면 에너지와 철강 등의 업종은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69개사 가운데 ESG위원회 또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한 기업 88개사의 지난해 활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별로 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건수가 평균 2.9회에 그친 것으로 나왔다. 회의건수가 분기별 1회 이하에 불과했다.
ESG 위원회를 설치한 이들 88개사는 지난해 총 251차례의 회의를 개최했다. 251차례 회의에서 상정된 안건은 567건으로, 회의당 평균 2.2건이었다. 이 가운데 247건(43.6%)은 가결 안건이었고, 나머지 320건(56.4%)은 보고 또는 검토 논의 수준에 그쳤다. 게다가 전체 안건의 약 70%인 370건은 투자·합병 등 ESG 이사회가 아닌 일반 이사회에서 다뤄도 무방한 경영활동 관련 안건이었다.
회의 안건을 분야별로 보면 지배구조(G) 관련이 73건(12.9%), 환경(E) 관련이 30건(5.3%), 사회(S) 관련이 25건(4.4%)이었다. ESG 전략 관련 안건은 49건(8.6%)이었다.
ESG 위원회 설치도 업종별로 달랐다. 일반 소비자와 직접 연관이 있는 생활용품, 은행, 유통 등의 업종은 ESG위원회 설치 비중이 높은 반면 에너지, 철강, 건설 등의 업종에서는 상대적으로 ESG위원회 설치에 소극적이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모두 ESG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회의 횟수나 ESG 직접 관련 안건에 있어서도 평균 이상의 비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ESG 위원회 활동에 적극적인 업종은 은행이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0개 중 제주은행과 우리종금을 제외한 8개가 ESG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의 화장품 기업과 롯데쇼핑, 신세계, 이마트, GS리테일 등 유통기업들도 80% 이상이 ESG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SG 위원회 설치 비중이 50% 미만인 업종은 조선 기계설비(46.7%), 증권(41.2%), 운송(33.3%), 철강(25.0%), 건설 및 건자재(9.1%) 등이었다.
지난해 ESG 위원회 회의를 가장 왕성하게 운영한 기업은 SK로, 총 12번의 회의에서 41건의 안건을 가결 또는 보고했다. 뒤이어 미래에셋생명(11회), 현대모비스(10회), 현대자동차(8회), SKC(7회), 기아자동차(6회), 효성(6회), 포스코·SK텔레콤·삼성물산(각 5회) 등의 순이었다.
10위권 내에 SK그룹과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각각 3개 포함됐다.
88개사의 ESG 위원회 위원은 총 371명으로 이중 사내이사는 84명, 사외이사는 28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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