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ESG위원회' 회의 분기당 1회 미만...안건 70%가 '非ESG'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3-15 11:18:58
  • -
  • +
  • 인쇄
보고·검토 수준에 그친 안건이 56.4%
에너지·철강·건설 위원회 설치 소극적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2020년말부터 이사회 산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를 앞다퉈 구성했지만 실제 활동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종별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기업들은 ESG위원회 설치에 적극적인 반면 에너지와 철강 등의 업종은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69개사 가운데 ESG위원회 또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한 기업 88개사의 지난해 활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별로 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건수가 평균 2.9회에 그친 것으로 나왔다. 회의건수가 분기별 1회 이하에 불과했다.

ESG 위원회를 설치한 이들 88개사는 지난해 총 251차례의 회의를 개최했다. 251차례 회의에서 상정된 안건은 567건으로, 회의당 평균 2.2건이었다. 이 가운데 247건(43.6%)은 가결 안건이었고, 나머지 320건(56.4%)은 보고 또는 검토 논의 수준에 그쳤다. 게다가 전체 안건의 약 70%인 370건은 투자·합병 등 ESG 이사회가 아닌 일반 이사회에서 다뤄도 무방한 경영활동 관련 안건이었다.

회의 안건을 분야별로 보면 지배구조(G) 관련이 73건(12.9%), 환경(E) 관련이 30건(5.3%), 사회(S) 관련이 25건(4.4%)이었다. ESG 전략 관련 안건은 49건(8.6%)이었다.

ESG 위원회 설치도 업종별로 달랐다. 일반 소비자와 직접 연관이 있는 생활용품, 은행, 유통 등의 업종은 ESG위원회 설치 비중이 높은 반면 에너지, 철강, 건설 등의 업종에서는 상대적으로 ESG위원회 설치에 소극적이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모두 ESG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회의 횟수나 ESG 직접 관련 안건에 있어서도 평균 이상의 비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ESG 위원회 활동에 적극적인 업종은 은행이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0개 중 제주은행과 우리종금을 제외한 8개가 ESG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의 화장품 기업과 롯데쇼핑, 신세계, 이마트, GS리테일 등 유통기업들도 80% 이상이 ESG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SG 위원회 설치 비중이 50% 미만인 업종은 조선 기계설비(46.7%), 증권(41.2%), 운송(33.3%), 철강(25.0%), 건설 및 건자재(9.1%) 등이었다.

지난해 ESG 위원회 회의를 가장 왕성하게 운영한 기업은 SK로, 총 12번의 회의에서 41건의 안건을 가결 또는 보고했다. 뒤이어 미래에셋생명(11회), 현대모비스(10회), 현대자동차(8회), SKC(7회), 기아자동차(6회), 효성(6회), 포스코·SK텔레콤·삼성물산(각 5회) 등의 순이었다.

10위권 내에 SK그룹과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각각 3개 포함됐다.

88개사의 ESG 위원회 위원은 총 371명으로 이중 사내이사는 84명, 사외이사는 287명이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22일 지구의 날...뷰티·식품업계 '기후감수성' 살리는 캠페인 전개

뷰티·식품 등 유통업계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감수성'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한다.동원F&B는 제주 해안

'친환경 소비촉진'...현대이지웰, 국내 첫 '온라인 그린카드' 도입

현대이지웰이 국내 최초로 '온라인 그린카드'를 도입해 친환경 소비촉진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 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21일 한국

경기도, 사회적경제조직·사회복지기관에 'ESG경영' 지원한다

경기도가 오는 5월 16일까지 'ESG 경영지원 사업'에 참여할 도내 사회적경제조직 및 사회복지기관을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사회적경제조직과 사회복지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기후/환경

+

산불 트라우마 '의사결정' 능력에도 영향..."적절한 결정 못해"

산불 등 기후재해를 겪은 생존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랜시간 기다리면 더 큰

"한국 2035년까지 온실가스 61% 감축 가능"...어떻게?

우리나라는 국제감축 활용 없이도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61% 감축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21일 기후솔루션과 미국 메릴랜드대학 글로벌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