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을 비롯한 보호구역들이 야생동물 보존에 있어 엇갈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연구진이 전세계 야생동물 보호구역 1506군데에 서식하는 물새 2만7000마리의 추세를 분석한 결과, 무작정 보호구역을 조성하고 공급만 늘리는 일은 야생동물 보존에 항상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진은 종과 서식지 보호차원에서 공원을 관리해야 하며, 이런 관리없이는 보존 작업이 훨씬 비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68개국에서 보호지역이 설정되기 전후의 물새 개체군 추세를 비교하고, 보호지역 안팎의 유사한 물새 개체군 동향을 분석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물새는 개체수가 많고 군집 형성력이 강하며, 이동성이 빠르고 데이터 품질이 높아 다른 야생동물에 대한 좋은 표본집단이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수집됐다.
그후 사후관리개입(BACI) 접근방식을 사용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조사한 물새집단의 21%, 즉 4분의1 이상이 보호구역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27%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48%의 경우 보호의 영향을 감지하지 못했다.
연구의 주요저자 한나 워초프(Hannah Wauchope) 영국 엑서터대학 생태보존센터 박사는 "보호구역은 특히 산림벌채를 방지해 서식지 손실을 막는 데 큰 기여를 하지만 야생동물을 돕는 측면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보호구역들이 야생동물 보존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초프 박사는 "보호구역이 작동하는 것은 맞지만 핵심은 그 영향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영향들이 서식하는 생물종들에 맞춰 관리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는 적절한 관리없이 보호구역이 작동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대체로 보호구역이 큰 지역이 작은 지역보다 보존 동향이 나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 정부는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자 2030년까지 보호구역을 지구의 30%까지 확장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십개국이 해당 목표에 서명했다.
이에 관해 연구 공동저자 줄리아 존스(Julia Jones) 영국 뱅거대학 교수는 보호구역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보호구역의 생물종 보존효과를 다룬 연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것 같지만, 실상은 연구하기가 어려운 부문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존스 박사는 "이번 분석은 생물종 보전을 개선할 방법에 대해 매우 유용한 지표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브룩스(Thomas Brooks) 국제자연보전연맹 수석과학자는 "이번 연구가 보전관리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짚으며 "물새가 생물다양성 상실을 초래하는 인간 행동의 결과에 직면한 집단으로서 좋은 예"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물새는 세계에 널리 분포돼 있고 이동성이 강하며 이들은 지속불가능한 농업 및 기후변화를 포함한 여러 압력에 직면해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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