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와 건물붕괴로 수십명 사망 4천명 이재민
세계 곳곳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우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주에서는 1주일 넘게 폭우가 지속되면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페르남부쿠주 정부는 항구도시 헤시피(Recife) 일대에서 지난주 초부터 시작된 폭우로 5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폭우로 곳곳에서 산사태와 집이 붕괴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4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헤시피 일대에서는 5월 예상 강우량의 70%가 이달 27일 밤부터 28일 아침까지 불과 이틀 사이에 쏟아부었다. 헤시피는 기반시설이 단단하지 않은 지역이어서 폭우 피해가 더 심했다. 이번 폭우로 부실 공사로 지은 건물 여러 채가 붕괴되고 이는 2차 피해로 이어졌다.
헤시피 외각에 거주하는 루이즈 에스테바오 아구아르(Luiz Estevao Aguiar)는 "이번 사고로 11명의 친척을 잃었다"며 "폭우로 가족을 잃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브라질 방송국 글로보를 통해 밝혔다.
브라질에서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도 북동부 바이아주에서 두 달째 이어진 폭우로 댐 2곳의 일부가 붕괴됐다. 당시 강우량은 평년보다 6배나 많았다. 이로 100여개 도시에서도 폭우 피해가 발생하고 최소 4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꼽히는 곳에서도 폭우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올 2월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 페트로폴리스시에서 평년 2월보다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100채 넘는 가옥이 흙더미에 묻혀 수십명이 사망했다. 페트로폴리스시는 리우데자네이루주에서는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맹렬한 폭우는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지구 평균온도가 1℃ 상승할 때마다 대기중 물의 양은 약 7% 증가하고 이로 인해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폭우로 인한 피해는 브라질의 반대편에 있는 인도 동북부와 방글라데시에서도 발생했다. 인도 동북부 아삼주, 메갈라야주, 아루나찰프라데시주 등과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13∼14일부터 1주일 넘게 폭우가 쏟아졌다. 방글라데시 동북부는 20년만에 최악의 홍수로 100개 이상의 마을이 물에 잠겼다. 마을의 도로와 철도도 물에 잠겼고, 산사태도 이어졌다. 인도 당국은 인도 아삼주에서만 14일 이후 18명이 사망하고 3200여개 마을에서 85만여명이 수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도 갑자기 내린 폭우로 난리를 겪고 있다. 하노이 기상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2시~4시 사이에 138㎜의 비가 내렸다. 같은 시간대 꺼우저이 지역은 170㎜가 내렸고, 떠이호는 150㎜의 비가 왔다. 또 호앙마이는 130㎜에 바딘과 타인쑤언, 타인찌는 각각 100㎜로 관측됐다. 이로 인해 하노이 시내 30개 구역이 물에 잠겼다.
영국에 본부를 둔 민간 자선단체 쉘터박스(Shelter Box)는 앞으로 20년동안 기후변화로 인한 폭풍우로 최소 2억명의 사람들이 터전을 잃고 강제 이주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쉘터박스는 "지난 5년동안 폭풍으로 인해 매년 1120만명이 거주지를 옮겼다"면서 "이를 토대로 앞으로 20년을 계산하면, 폭풍우로 2억명의 사람들이 강제로 이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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