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안 바다거북 부검했더니...'비닐·끈·그물' 뱃속에 온통 해양쓰레기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6-30 11:09:10
  • -
  • +
  • 인쇄
바다거북 협력연구단, 34마리 사체 부검
28마리 뱃속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나와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바다거북 10마리 가운데 8마리가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립해양과학기술원(KIOST) 남해연구소 위해성분석연구센터 연구팀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과 함께 바다거북 사체의 소화관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과 성질 등을 분석했더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바다거북이 주로 먹은 플라스틱은 육상에서 바다로 유입된 포장재를 비롯해 어로(수산동식물을 포획하거나 채취하는 일) 과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이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한국해양과학기술원·국립생태원으로 구성된 '바다거북 협력연구단'은 지난 4월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34마리를 부검했다. 이 가운데 28마리의 소화관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 바다거북이 섭취한 플라스틱의 양은 1마리당 평균 38조각으로, 약 3g에 달했다. 주로 필름 포장재(19%), 비닐봉지(19%), 끈(18%), 그물(16%), 밧줄(11%) 등에 사용된 플라스틱이었다.

▲바다거북 소화관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사진=국립해양과학기술원)


초식성 바다거북에서는 섬유형 플라스틱이 주로 검출됐고, 잡식성 바다거북에서는 필름형 플라스틱이 주로 나왔다.

홍상희 국립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위해성분석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바다거북 폐사체 부검 결과는 해양 플라스틱이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해양오염의 실태를 보여준 것"이라며 "육지의 생활 쓰레기와 강이나 바다에서 조업중 버려지는 폐어구 등의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바다거북은 전세계 7종이 분포돼 있다. 국제환경단체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등은 바다거북을 위기등급별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7종은 장수거북,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올리브각시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캠프각시바다거북, 납작등바다거북이다. 

생물다양성협약(CBD) 보고서에서는 플라스틱 섭식과 얽힘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해양생물 6종에 붉은바다거북과 푸른바다거북을 포함하기도 했다.

해양과학기술원은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 내용은 부유 중대형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 해양생물의 얽힘 및 섭식 영향, 플라스틱 부착 외래종 및 병원체 이동, 서식지 훼손 등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최근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