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세균 독소는 정수처리로 제어 불가"
대구에서 수돗물은 물론 가정집 정수필터에서도 녹조가 검출되면서 낙동강 녹조 독성물질이 일상에 만연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12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냈다. 대구mbc와 2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대구상수도사업본부가 제공한 취수장 원수와 이를 정수한 수돗물에서 2번 모두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조사는 지난 7월 21일과 8월 8일 이뤄졌다. 8월 조사는 7월 조사에 비해 원수에서 5배가 높은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기도 했다. 강에 녹조가 심할수록 취수장에서 취수한 원수에서도 녹조 독소가 높게 나타나고, 그것을 정수한 수돗물에서도 녹조 독소가 높게 검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또 대구mbc는 대구 달성군의 한 가정집으로부터 정수필터 녹조 의심 제보를 받아 부경대 연구팀과 함께 해당 가정집 수돗물 간이 정수필터의 녹색 물질이 녹조(남세균, 시아노박테리아)란 사실도 밝혀냈다. 즉 녹조는 수돗물에 상시적으로 들어있고 그것이 가정집 수돗물 정수 필터에 축적될 정도로 만연해있다는 것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남세균 안에 들어있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신경독성, 생식독성을 띠고 뇌질환까지 유발하는 발암물질"이라며 "최근 경남 김해에서는 녹조물을 먹고 죽어가는 아기 고라니가 목격되기도 할 정도로 생체에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이어 "이번 조사 결과로 기술만으로 녹조를 제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지난 5일 수돗물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응집제, 염소, 오존 투입량 등을 늘리는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녹조가 100% 걸러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가 대구시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대구시가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녹조는 강이 흐르기만 하면 사라진다. 이것은 이미 수문을 연 금강과 영산강에서 확인된 사실이다"며 "대구시는 시민의 목숨과 안전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고 밝혔다. 고도정수처리를 강화하는 일련의 기술적 노력보다 근본적으로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 녹조 자체의 발생을 막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오전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14개 시민단체는 동인동 대구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강 르네상스 저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출범시켰다. 지난 9월 대구시는 도심 하천인 금호강에 5400억원을 투입해 '금호강 르네상스'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호강 르네상스' 본 사업에 앞서 대구시가 선도사업으로 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힌 사업들은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사업,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 조성 사업을 비롯해 수상 및 수변 레저공간과 물놀이장·샌드비치 조성 등이다.
이에 대해 공대위 측은 "자연에 대한 배려나 공존, 공생을 위한 비전이나 철학 이런 것들은 철저히 배제된 인간 편의 위주의 개발사업들로 가득하다"며 "실패한 4대강 사업을 답습해 낙동강도 모자라 이제 금호강까지 독성 녹조가 창궐하는 죽음의 강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