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온난화로 바다거북이 위험에 처했다.
8일(현지시간) 호주 디킨대학 연구진은 바다거북이 해양온난화에 적응할 만큼 둥지습성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바다거북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고자 연중 더 서늘한 시기에 알을 낳는다 해도 생존에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세계 바다거북 7종의 번식지 58곳을 조사한 결과 거북들이 기온상승을 피해 알 낳는 시기를 앞당겨도 수온상승의 55%밖에 완화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구는 2100년까지 해수온도가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욱이 바다거북은 태어난 지역에서 알을 낳는 경향이 있는데 이 행동을 회향본능(natal philopatry)이라 한다. 이로 인해 온난화에 적응하기 위해 번식지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거북 부화성비는 둥지 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온도가 높을수록 암컷 비율이 높아지고 부화성공률은 낮아진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그레임 헤이스 교수는 "특정개체군에서 암컷만 태어날 수 있어 이는 분명히 멸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지중해 붉은바다거북을 조사한 결과 수온이 1도 오를 때 거북이 약 18일 일찍 알을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8년 연구에 따르면 수온상승으로 인해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지역 북부 해변에서 태어난 녹색거북의 99.1% 암컷이었다.
헤이스 교수는 바다거북 번식지의 온도를 식힐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 많은 지역에서 보존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개체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매든 호프 세계자연기금(WWF) 해양거북보존담당자는 개체수 유지가 어려울 경우 최소 필요한 만큼의 과학기반 개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WWF는 해수와 담수를 이용해 거북둥지를 인공적으로 식히는 실험에 협업해 성공시킨 바 있다. 성비를 개선할 방안으로 해변에 천막을 설치하거나 초목을 심어 그늘막을 늘리자는 제안도 나왔다. 현재 WWF는 개체수 유지에 최소한 얼마나 많은 수컷거북이 필요한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헤이스 교수는 개입과정에서 서식지가 파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존하는 바다거북 7종 중 6종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 적색목록에 등재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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