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이 암컷만 낳는 이유는?…무서운 해양온난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9 08:50:02
  • -
  • +
  • 인쇄
호주 연구진 "수온 상승으로 생존 위협"

해양온난화로 바다거북이 위험에 처했다.

8일(현지시간) 호주 디킨대학 연구진은 바다거북이 해양온난화에 적응할 만큼 둥지습성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바다거북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고자 연중 더 서늘한 시기에 알을 낳는다 해도 생존에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전세계 바다거북 7종의 번식지 58곳을 조사한 결과 거북들이 기온상승을 피해 알 낳는 시기를 앞당겨도 수온상승의 55%밖에 완화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구는 2100년까지 해수온도가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욱이 바다거북은 태어난 지역에서 알을 낳는 경향이 있는데 이 행동을 회향본능(natal philopatry)이라 한다. 이로 인해 온난화에 적응하기 위해 번식지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거북 부화성비는 둥지 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온도가 높을수록 암컷 비율이 높아지고 부화성공률은 낮아진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그레임 헤이스 교수는 "특정개체군에서 암컷만 태어날 수 있어 이는 분명히 멸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지중해 붉은바다거북을 조사한 결과 수온이 1도 오를 때 거북이 약 18일 일찍 알을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8년 연구에 따르면 수온상승으로 인해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지역 북부 해변에서 태어난 녹색거북의 99.1% 암컷이었다.

헤이스 교수는 바다거북 번식지의 온도를 식힐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 많은 지역에서 보존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개체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매든 호프 세계자연기금(WWF) 해양거북보존담당자는 개체수 유지가 어려울 경우 최소 필요한 만큼의 과학기반 개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WWF는 해수와 담수를 이용해 거북둥지를 인공적으로 식히는 실험에 협업해 성공시킨 바 있다. 성비를 개선할 방안으로 해변에 천막을 설치하거나 초목을 심어 그늘막을 늘리자는 제안도 나왔다. 현재 WWF는 개체수 유지에 최소한 얼마나 많은 수컷거북이 필요한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헤이스 교수는 개입과정에서 서식지가 파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존하는 바다거북 7종 중 6종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 적색목록에 등재돼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배출' 투자기준으로 부상...'탄소 스마트투자' 시장 커진다

탄소배출 리스크를 투자판단의 핵심변수로 반영하는 '탄소 스마트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글로벌

현대차 기술인력 대거 승진·발탁...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현대자동차의 제품경쟁력을 책임질 수장으로 정준철 부사장과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각각 제조부문장과 R&D본부장 사장으로 승진됐다.현대자동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기후/환경

+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검증"…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 출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가 출범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는 18일 서울 종로

기상예보 어쩌려고?...美 백악관 "대기연구센터 해체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해체하려는 움직임이다.17일(현지시간)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자신의 X(

기상청 "내년 9월부터 재생에너지 맞춤형 '햇빛·바람' 정보 제공"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을 위해 기상청이 내년 9월부터 일사량과 풍속 예측정보까지 제공한다. 기상청은 '과학 기반의 기후위기 대응, 국민 안전을 지

'전력배출계수' 1년마다 공표된다...2023년도 '0.4173톤' 확정

2023년 전력배출계수는 1메가와트시(MWh)당 0.4173톤(tCO2eq)으로 공표됐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월부터 '전력배출계수' 갱신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150개국 참여한 '국제메탄서약'...메탄규제 국가 달랑 3곳

지난 2022년 전세계 150개국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을 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18일 본지

트럼프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美감사국이 감사 착수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한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이 적법했는지 감사를 받는다.미국 에너지부 감사국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한 약 80억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