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척수에 전기자극 줬더니…마법처럼 왼팔 마비가 풀렸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21 17:51:26
  • -
  • +
  • 인쇄
美 뇌졸중 환자 운동능력 회복
9년만에 왼손으로 혼자 식사도
▲뇌졸중 후유증으로 9년 만에 처음으로 혼자 스테이크를 써는 헤더 렌둘릭(영상=AP 유튜브)

왼손으로 식사를 하거나 가벼운 물건조차 들지 못했던 뇌졸중 환자가 전기 자극을 통해 9년 만에 혼자 식사를 할 수 있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신경외과의 마르코 카포그로소 교수 연구팀은 목 뒤 척수에 전기 자극을 줘 뇌졸중으로 상반신이 마비됐던 환자 두 명이 운동 능력을 회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밝혔다. 앞서 척수에 전기 자극을 줘 하반신 마비 환자가 치료된 사례가 있었지만 같은 방법이 상반신 마비 환자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환자 중 한명인 헤더 렌둘릭(31)은 9년 전 22살일 때 11개월 동안 총 5번의 뇌졸중을 겪었고 이로 인해 왼팔이 마비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기능은 회복됐지만 여전히 포크를 사용하거나 주먹을 쥘 수 없었다. 뇌졸중은 전 세계에서 25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심각한 질병으로 환자 가운데 75%는 팔과 손의 운동 능력을 잃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어진다.

연구팀은 환자에게 척수 전기 자극술을 적용했다. 스파게티 가닥처럼 얇은 금속 전극을 목 뒤 척수에 이식했고 손과 팔에는 근전도 센서를 달아 실제로 근육이 움직이는지 확인했다.

환자들은 4주 동안 전기 자극을 받으며 팔과 손의 기능과 근육 강도를 측정했다. 전극에 전류를 흘리자 환자들은 마비됐던 주먹을 쥐거나 필 수 있었고 팔을 머리 위로 쉽게 올릴 수 있었다. 악력도 40~108% 더 세졌다. 실제로 렌둘릭은 척수 전기 자극을 받고 손으로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스테이크를 잘라 9년 만에 처음으로 혼자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녀와 함께 치료를 받은 환자는 마비가 더 심했지만 속이 빈 캔을 집어 나무 기둥에 끼울 수 있을만큼 회복했다.

렌둘릭은 "다시 팔을 움직이는 게 정말 놀라운 느낌이었다"며 "남편과 엄마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카포그로소 교수는 "이번에 특정 척수 영역에 전기 자극을 주면 그동안 마비됐던 팔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흥미로운 점은 수주 간 전기 자극을 주면 나중에 별도의 자극 없이도 운동능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이었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아직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지만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피츠버그대 의대 재활의학과의 엘비라 피론디니 교수는 "뇌졸중 환자를 위해 효과적인 신경재활법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뇌졸중은 후유증이 약한 경우조차 글을 쓰거나 음식을 먹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동작이 어려워져 환자를 사회에서 고립시킨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기후/환경

+

폭염에 산불까지...美서부 축구장 1만5400개 '잿더미'

불볕더위가 극심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에서 발생하던 산불이 몇 일째 번지면서 축구장 1만5400개 면적에 달하는 1만1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생수·햇반·컵라면으로 살아요"...강릉 시민들, 물 부족에 아우성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

경기도, 퇴근길 폭우 대비 오후 6시 '비상1단계' 발령

퇴근길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가 25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1단계'를 발령한다.경기도는 25일부터 26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와 남동부 지역을 중

알프스는 녹고 해변은 사라지고...관광산업 종말 오나?

기후변화로 폭염과 산불 등이 빈번해지면서 80년 후 관광산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지속가능한 교통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자인 스테

[날씨] 내일까지 중서부 '세찬 비'...가뭄 겪는 강릉은 '찔끔'

25일 인천과 서해안 지역에서 시작된 비는 중부지방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26일까지 이어지겠다. 서쪽과 중부지역은 매우 강하게 비가 내리겠지만 현재

3V 저전력으로 CO2 95% 포집 기술 '세계 최초' 개발

3볼트(V) 스마트폰 충전전압 수준의 저전력으로 95% 이상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