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해진 '엘니뇨'...남극 해빙 앞당긴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2-23 14:49:32
  • -
  • +
  • 인쇄
이상기후 악화 및 해수면 상승...'이중고' 영향 가능성

올해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닥치게 되면 남극 빙상은 더 빠르게 녹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지구온난화로 엘니뇨가 더 심해지면 남극 빙상의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해수면 상승도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라니냐는 지구를 시원하게 만드는 현상이지만 엘니뇨는 그 반대로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현상이다. 따라서 엘니뇨가 발생하면 폭염과 가뭄, 산불의 위험성이 더 증가하게 된다. 라니냐가 이어졌던 최근 4년동안에도 지구의 온도가 계속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엘니뇨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지구온도는 훨씬 더 올라갈 수 있다. 게다가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엘니뇨의 규모는 더 커지고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올해 엘니뇨가 더 강력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 인해 남반구를 둘러싼 바다는 다양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진은 31개의 기후모델을 조사한 결과, 강한 엘니뇨가 대륙붕을 따라 불어오는 서풍을 약화시켜 지표면의 온난화 속도를 늦추면서 바다의 수온상승을 앞당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극 빙상은 최대 약 3000만km³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완전히 녹을 경우 수세기에 걸쳐 해수면을 70m까지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도 이상 상승하면서 서남극 빙상이 붕괴되고 있어 해수면이 4m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웬주 카이(Wenju Cai) CSIRO 수석 기후학자는 "더 강한 엘니뇨가 남극 대륙붕의 심해 온난화를 가속화시켜 해빙을 앞당긴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떠다니는 해빙 가장자리 주변의 온난화가 느려져 오히려 지표면 근처의 해빙은 녹는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더 강한 엘니뇨가 호주 동부에 더위와 가뭄, 산불을 일으키고 캘리포니아와 페루, 칠레에서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기후재해는 해수면 상승과 해안침수를 가속화시키는 '이중고'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아리안 퓨리치(Ariaan Purich) 호주 모나시대학 지구대기환경학 박사는 "이 결과가 지구 기후시스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시사하며 "엘니뇨가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 계속해서 이해하는 일은 기후연구의 중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남극 대륙 주변의 해빙은 올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해 전문가들은 "전례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