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필터가 초미세먼지는 거의 거르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로이 해리슨(Roy Harrison) 영국 버밍엄대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필터가 배기가스 초미세먼지를 거르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이 2014~2021년 런던 매릴본 로드의 측정소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교적 큰 미세입자인 블랙카본(탄소화합물의 불완전 연소로 배출되는 그을음)은 배기필터 도입으로 81% 감소한 데 비해 100나노미터보다 작은 '초미세' 입자가 26%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나노미터 미만의 초미세먼지는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
차량 배기가스의 미세입자는 대기오염의 주범이다. 이러한 오염을 완화하고자 2011년부터 신차에, 2013년부터 대형차량에 배기가스 필터 설치가 의무화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초미세먼지의 안전지침을 정하지 않았지만 미세먼지 오염이 심혈관 및 호흡기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WHO가 2021년 발표한 대기질 가이드라인에도 초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요약돼 있다.
WHO 가이드라인은 세제곱센티미터당 초미세먼지 입자가 1만개 이상이면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음'으로 규정하고 있다. 매릴본 로드 현장에서 측정된 농도는 이 수준의 약 2배였다.
해리슨 교수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필터는 초미세먼지에 효과적이지 않다"며 WHO 지침을 충족하려면 추가적인 내연기관차 배기가스 감축 조치뿐만 아니라 전기차 비중을 훨씬 높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바이어런먼트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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