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어떤 변기를 만들었길래"...한국인 과학자 '괴짜 노벨상' 받았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5 18:59:31
  • -
  • +
  • 인쇄
▲스탠퍼드대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앞에서 스마트 변기에 앉아 있는 박승민 박사(사진=박승민 X캡처)

괴짜들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올해의 수상자로 '스마트 변기'를 개발한 한국인 과학자가 선정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가 발간하는 유머 과학잡지 '별난연구연보'(AIR)가 제33회 이그노벨상 수상자로 별난 변기를 만든 한국인 과학자 박승민 스탠퍼드대 박사를 선정했다. 한국인이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이그노벨상은 AIR이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1991년 만든 상으로 상식을 뛰어넘는 특이하고 재밌는 발상에 기반하면서도 의미있는 연구나 업적을 대상으로 매년 9~10월 노벨상 수상자 발표에 걸쳐 시상한다.

공중보건부문에서 수상한 박승민 박사가 개발한 '스마트 변기'는 사람의 대소변으로 건강상태를 분석하고 전염병 감염여부를 판별한다. 의료진단기기의 일종이다.

'스마트 변기'는 내장된 카메라와 센서, 진단검사지 등을 통해 대소변의 색과 양 등을 분석한 뒤 건강상태와 질병 유무를 진단한다. 이 연구는 2020년 '네이처 생체의공학'에 게재됐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급증 모니터링을 위한 스마트 화장실:수동 진단 및 공중보건'이란 주제의 논문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박 박사는 수상 소감을 통해 스마트 변기의 기본 개념을 고안한 스탠퍼드대 샘 감비어 교수에게 감사를 전했다. 감비어 교수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해 병을 미리 예방한다는 '정밀 건강'의 개념을 주장해왔다. 이는 비행기 제트엔진에 센서를 달아 엔진상태를 상시 모니터링 하듯이 사람의 몸도 변기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한다는 개념이다.

▲죽은 거미에 공기를 주입해 집게로 쓰는 연구(영상=라이스대 유튜브)

다른 수상작들도 굉장히 기발하면서 괴상하다. 미국 라이스대 연구진은 거미의 사체를 집게처럼 활용하는 연구로 기계공학상을 받았다. 거미 다리는 안쪽으로 수축하는 굴곡근만 있고 다리를 펴기 위해서는 근육대신 체내 수압을 활용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죽은 거미의 체내에 공기를 주입해 다리를 구부렸다 펼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한 것이다.

실험에 사용된 늑대 거미 사체는 공기가 주입되자 살아있는 것처럼 다리를 쭉 폈고, 다시 공기를 빼자 안쪽으로 접히면서 아래에 있는 물체를 집었다. 연구진은 "거미가 자기 신체보다 1.3배 큰 물체까지 이동시킬 수 있어 다양한 생체기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양학상을 수상한 일본 메이지대학의 미야시타 호메이와 도쿄대학의 나카무라 히로미는 나트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기 자극으로 음식의 짠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젓가락을 개발했다.

이밖에도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쓸 때, 알고 있는 개념을 잊어버리게 되는 데자뷰의 반대 현상인 '자메부'를 연구한 연구진도 있고, 사람의 양쪽 콧구멍에 같은 수의 코털이 있는지, 거꾸로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들의 정신활동은 어떤지를 연구한 연구진들도 있었다.

이그노벨상은 '가짜 노벨상'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14일 열린 시상식에서는 실제 노벨상 수상자들이 직접 시상했다. 재밌게도 수상자들은 10조달러짜리 가짜 짐바브웨 지폐를 받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