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후위기 책임 계산해보니 '517조원'..."매년 19.9조 배상해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2 11:04:56
  • -
  • +
  • 인쇄


한국의 기후위기 책임을 비용으로 계산해보니 약 5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폐막을 앞두고 기후솔루션이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윤을 벌어들인 기업과 이런 메커니즘을 뒷받침한 정부의 책임 가운데 한국의 부분을 계산한 브리프를 12일 발간했다.

이 브리프는 마르코 그라소(Marco Grasso)와 리처드 히드(Richard Heede)의 기후책임 정량화 방법론을 한국 배출량 데이터에 적용한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의 기후책임이 최소 517조7704억원에 달했다. 이는 기후피해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 등에 2025~2050년까지 매년 약 19조9100억원에 가까운 배상액을 내놔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7%, 세계 9위에 달하는 1만5466MtCO2e(이산화탄소환산 백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브리프에 따르면 한국기업들은 세계 기업의 부채액 23조달러(약 3경270조3000억원) 가운데 278조6073억원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6367MtCO2, 국내 전체 배출량의 약 56%를 차지했다. 기준은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NGMS) 데이터가 도입된 2011년~2020년까지의 배출량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위 국가의 기후위기 기여도에 따른 재정적 책임 환산 결과표 (자료=기후솔루션)


이 가운데 한국전력의 기후부채가 자회사 포함 총 174조9504억원으로 가장 컸다. 한전의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이 각각 2위~6위로, 이들을 포함하면 한전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0.57%에 기여하고 한국 배출량의 약 32%를 차지한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가 약 64조1882억원으로 가장 큰 기후부채를 안고 있었다. 현대제철의 기후부채는 약 17조7748억원, 포스코에너지는 약 8조4574억원, 에스오일이 7조100억원, 삼성전자는 6조9587억원에 달했다.

한국전력을 제외하면 GS칼텍스, LG화학, 쌍용양회공업, SK에너지, 현대그린파워가 추가됐다. 상위 10개 기업 모두 정유회사와 화석연료 기업이다.

▲국내 상위 10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재정적 책임 금액 (자료=기후솔루션)

기후위기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총 70조달러(약 9경2085조원)로 추산됐다.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이자 전 유엔기후변화 특사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기후피해에 대한 기여도를 명확하게 측정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보고서는 손실과 피해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긍정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분석이 기후로 인한 손실과 피해에 대한 논의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한국은 지금까지 생각해온 이상의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COP28에서 출범한 손실과 피해 기금 논의에도 보다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