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 늘리고 급속충전기 인프라 확보해야"
지난해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30% 증가했지만 우리나라에서만 4.3% 감소했다.
강태일 한국산업연합포럼 수석연구원은 22일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252만대 늘어난 1066만대 규모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2021년 123%까지 성장하던 전기차는 2022년 68%, 2023년 31%로 매년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추세지만 판매량 자체는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감소했다. 전세계 추세와 비슷하게 가던 우리나라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1% 역성장했다. 전기차 판매대수는 16만2000대로 전년보다 2000여대(-4%) 줄었다. 이는 미국이 37만대(49%), 유럽연합(EU) 60여만대(38.3%), 중국이 무려 133만7000여대(25%), 일본이 2만8000대(46%) 더 늘어난 것과 대조를 보였다.
국내 전기차 판매가 부진을 면치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구매 보조금 폐지·삭감, 충전시설 부족 및 고장, 배터리 안전문제로 꼽혔다. 실제로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30만원씩 줄였다. 또 국비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전기차의 판매가격도 5700만원 미만에서 5500만원 미만으로 낮췄다.
급속충전기 접근성이 부족한 것도 판매부진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급속충전기 비율은 공공시설 23%, 주차장 18%, 상업시설 14%, 공동주택 13%, 고속도로 5% 정도였다. 급속충전 수요가 높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충전기 부족이 가장 심각하다. 급속충전기 비율이 가장 많은 공공시설은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렵고, 공영주차장은 주차비도 부담이다.
잦은 고장과 안전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수요가 높은 곳에는 적은 수가 비치된 공용충전기는 고장비율이 높아 전기차 이용자 30%가 공용충전기 고장을 경험했다는 설문조사도 있다. 배터리 화재로 인한 불안감도 한몫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 발생건수는 총 등록대수 대비 0.011%로 내연기관차의 화재 발생건수 비율(0.018%)보다 낮지만, 화재진압 어려움 등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강 수석연구원은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임시투자세액공제 기한 연장 등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고, 배터리 가격경쟁력 및 안정성 개선과 충전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배터리 광물개발과 소재산업 육성,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한 지원 확대를 통해 전동화 경쟁력을 보강해 시장여건을 개선해 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중국 전기차의 국내시장 장악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윤경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상무도 "2030년 전기차 420만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매년 60만대의 전기차가 보급돼야 한다"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상무는 전기차 시장 안정화 시기까지 보조금 수준을 유지하고, 수요 회복시까지 충전요금 할인 특례를 제공하는 등 전기차 소유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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