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또 보복' 트럼프발 '관세전쟁' 격화...미국은 승자될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05 11:36:09
  • -
  • +
  • 인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래한 관세전쟁이 보복에 보복을 낳으면서 무역전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이 여파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미국 소비자 물가를 부추기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미국은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제조한 수입품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서 제조한 수입품에 대해서는 지난 1월 10% 관세에 이어 이번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결정한 명분은 마약 단속이다. 트럼프는 3개국을 통해 '좀비마약'이라고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이 미국으로 다량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3개국이 펜타닐 유입을 충분히 차단할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관세를 다른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이웃나라이자 오랜 우방인 멕시코, 캐나다와 무역협정(USMCA)을 체결해 상호 무관세를 적용해왔는데 지금에 와서 이 협정을 모두 무시하고 관세를 부과해버린 것이다.

중국도 표적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 2월 4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여러 품목에 부과한 25% 관세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은 이날부터 최대 45%의 관세가 부과됐다.

트럼프의 이같은 조치에 3개국은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캐나다가 300억 캐나다달러(약 30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즉각 부과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또 미국의 관세 부과가 지속되면 21일 후 추가로 1250억 캐나다달러(약 125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도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뤼도 총리는 "미국은 가장 가까운 파트너이자 동맹, 친구인 캐나다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시작했다"면서 미국의 관세를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고 맹비판했다. 이어 그는 "그(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캐나다 경제가 완전히 붕괴해 우리를 합병하기가 더 쉬워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절대 51번째 주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 국내 지지율이 낮은 트뤼도 총리를 캐나다 주지사라 부르며 압박해왔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도 트럼프 관세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미네소타와 미시간, 뉴욕주 150만가구에 공급하는 전기에 25% 세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트럼프가 오는 4월 2일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에 공급하는 전기를 모두 차단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원료인 니켈 수출도 중단하겠다고 했다.

멕시코도 보복에 나섰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의 결정에 관세·비관세 조처로 맞대응한다"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관세를 부과할 구체적인 품목은 오는 9일 대통령궁 앞 소칼로 광장에서 연설을 통해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역시 오는 10일부터 닭고기, 밀, 수수, 대두 등 미국산 농축산물에 10∼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산 농산물의 약 80%에 해당한다. 미국은 수출 농산물의 약 17%를 중국에 팔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농가들에게도 적지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또 미국산 원목수입도 중단하고, 방산업체 10곳을 정해 교역 및 신규투자를 금지했다. 15개 미국 업체에 대해서도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은 앞서 미국이 지난달 4일 10% 관세를 부과했을 때도 바로 보복에 나섰다. 당시 중국은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 관세, 원유·농기계·대형차·픽업트럭에는 10% 관세를 더 물렸다. 또 텅스텐과 텔루륨 등 광물의 미국 수출을 통제하고,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다.

이처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강대강'으로 맞대응하고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재보복을 예고하고 있어 4국간의 관세전쟁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단속 외에도 무역적자 해소와 세수 확보 등을 이유로 다양한 관세를 추진중이며 이미 오는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예외없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에도 25% 이상의 관세를 예고했는데 이는 오는 4월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구리와 원목에 대해서는 국가 안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착수했는데 이 또한 관세 부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우리나라 등 전세계 경제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멕시코에는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400여개 한국기업이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멕시코가 미국보다 생산원가가 저렴한 데다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기에 이 지역에 생산기지를 설립했는데 이제 25%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또 미국의 관세 장벽에 막힌 값싼 중국 공산품들이 미국 대신 한국 등 주변국에 쏟아지면서 한국 기업들이 저가 공세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미국도 이 부메랑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미국 수입품에 적용된 관세가 고스란히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은 며칠 내 상품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제거에 흙까지 이용하는 MS...12년간 285만톤 제거 계획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탄소배출량이 갈수록 늘어나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토양을 이용한 탄소제거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ESG;스코어] 'CBAM 대응체계' 가장 꼼꼼한 철강업체는 어디?

올해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6개 수입품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국내 철강사

"화석연료 손뗀다더니"...게이츠재단, 석유·가스社 지분 야금야금 늘려

빌 게이츠가 "화석연료 기업에서 손을 뗐다"고 공개 선언한지 5년이 지났지만, 게이츠재단은 여전히 석유·가스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

구글 '2030 넷제로' 이상무?…美서 청정에너지 1.2GW 확보

구글이 미국에서 청정에너지 1.2기가와트(GW)를 확보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2030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산업부 '탄소중립 프로젝트' 경매제 도입...기업별 50억 지원

산업통상부가 오는 21일부터 2월 25일까지 '탄소중립 설비투자 프로젝트 경매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이 사업은 정부 지원 예산 대비

"탄소감축 사업 대출이자 지원"...기후부, 올해 3조원 푼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위해 신규대출을 받는 기업에게 올해 3조원 규모의 대출이자를 지원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기후/환경

+

[날씨] 주말까지 춥다...체감온도 영하 34℃까지 '뚝'

한파가 사흘째 이어지며 절정에 달했다. 맹렬한 강추위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겠다.현재 시베리아와 우랄산맥 상공에 기압계 정체(블로킹) 현상이 나

'육류세' 부과하면 탄소발자국 6%까지 줄어든다

육류에 세금을 부과하면 가계부담은 연간 4만원 정도 늘어나지만 환경 훼손은 최대 6%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그동안 육류에 부

달라지는 남극 날씨에...펭귄, 번식기가 빨라졌다

남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펭귄들이 새끼를 빨리 낳고 있다.20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옥스퍼드 브룩스대학 연구팀은 2012년~2022년까지 남극

물이 고갈되는 지역 늘고 있다..."경제·금융리스크로 번질 것”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물 위기'가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금융 전반을 흔드는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유엔대학 수자원·

[날씨] 내일 더 춥다...영하 20℃ 한파에 폭설까지

대한(大寒)을 맞아 찾아온 강추위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현재 베링해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북동쪽 대기 상층에 자리한 고기압과 저기

해양온난화로 대형 해조류 매년 13.4% 늘었다

해양 온난화와 인간 활동으로 전 세계 바다에서 해조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상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