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경적소리나 엔진음 등 교통소음에 노출된 조류들은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학의 샤를라 아케이 박사는 수컷 갈라파고스 황금솔새가 다른 수컷의 노랫소리를 들을 때 동시에 교통소음이 들리면 더 공격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갈라파고스 섬에서 38마리의 수컷 갈라파고스 황금솔새를 대상으로 각 개체의 영역 내에서 다른 수컷의 노랫소리를 들려줬다. 새들은 영역에 침범한 다른 수컷을 확인하기 위해 스피커 주변으로 다가왔고, 자신의 영역임을 알리는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트럭의 굉음, 자동차 경적 소리 등 도로의 소음을 새의 노랫소리와 섞어서 틀자, 새들이 더 크게 노래를 부르거나, 노래를 부르지 않고 곧장 스피커로 다가오는 등 더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소음 공해로 인해 새들이 다른 새의 노랫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면서 의사 소통이 어려워지자 공격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격성은 평소 서식지의 환경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났는데, 도로 인근에 서식하는 새들은 평소에도 조용한 숲에서 사는 개체들보다 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소음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경계하는 모습도 더 적게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케이 박사는 "교통량이 적은 갈라파고스 섬에서조차 도로 인근에 서식하는 개체에게서 공격적인 모습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목격했다"며 "이는 소음에 노출된 새들의 경계심이 적어지면서 천적에게 노출되는 경우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음이 조류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됐다. 한 연구에서는 교통 소음이 알을 비롯해 조류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결과가 나타났고,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녹색제비가 새끼들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해 먹이활동을 줄이면서 새끼가 아사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