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환경운동가가 버려진 탐폰 애플리케이터로 거대한 탐폰을 만들어 주목을 끌었다. '#EndPeriodPlastic' 캠페인을 시작한 엘라 데이시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생리제품 사용을 반대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같은 퍼포먼스를 전개했다.
엘라 데이시는 탐팩스 애플리케이터 1200개로 만든 거대한 탐폰 애플리케이터를 들고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탐팩스(탐폰의 일종) 제조업체 프록터앤갬블(P&G) 유럽법인을 방문했다. 제작에 쓰인 애플리케이터들은 클라이드 강에서 실리섬에 이르는 수로와 강변, 해변 등 영국 전역에서 주운 것들이다. 탐폰은 일회용 수저와 빨대, 면봉과 함께 유럽 해변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10대 플라스틱 오염원 가운데 하나다.
P&G는 미국 다국적 기업으로, 탐폰 브랜드 '올웨이즈&탐팩스'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데이시에 따르면, P&G는 세계 탐폰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을 줄이는 여타 기업들과 달리 오히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군을 더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데이시는 P&G가 생리제품에서 플라스틱을 줄이거나 없애고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개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일회용 탐폰 애플리케이터는 사용하는데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분해되기까지 수백년이 걸린다. 데이시의 과제는 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이다.
데이시는 2018년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10개 이상의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들을 만났지만, P&G의 반응이 가장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P&G는 글로벌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이 만난 다른 기업들은 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반면 P&G는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탑폰업체 세인즈베리는 지난 2019년 탐폰용 플라스틱 애플리케이터 생산을 중단하고 연간 2.7톤의 플라스틱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알디(Aldi)와 슈퍼드럭(Superdrug), 릴렛츠(Lil-Lets)도 그 뒤를 이었다. 반면 P&G는 이 문제를 계속 외면하고 있다.
데이시가 P&G에 처음 문제를 제기한 것은 2019년이었고, 당시 P&G 경영진은 생뚱맞게도 재생에너지를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P&G 측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공장에 전력을 공급한다며, 논지와 전혀 관련이 없는 답변으로 문제를 회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달하는 데이시는 "녹색에너지로 수십억개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쏟아내는 것은 괜찮은 것이냐"며 "기업이 문제를 피하기만 하고 해결력을 전혀 찾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에 P&G 대변인은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제품을 쓰레기통에 올바르게 버리도록 장려하면서, 유럽의 폐기물 기반 시설에 맞춰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결책은 간단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며, 대안을 찾는 동시에 소비자의 요구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P&G 측은 종이 판지를 사용한 탐폰뿐만 아니라 재사용 가능한 생리제품을 만들었다고 강변했다. "우리의 목표는 생리를 겪는 사람들의 질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는 게 P&G의 입장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 8월 영국 정부는 일회용 접시와 수저, 폴리스티렌 컵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으며, 2019년 유럽연합(EU)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수저, 접시, 빨대, 젓가락 및 면봉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이 통과돼 2021년 7월부터 발효됐다. 이 법안은 플라스틱 탐폰, 패드 및 어플리케이터까지 금지하지 않았다. 이에 환경운동가들은 생리용품을 포함한 물티슈, 담배필터, 테이크아웃 음료컵도 사용금지 품목에 포함시키거나 올바른 폐기법을 표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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