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공원에 야생화 심었더니 '꿀벌들이 모여들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7 17:05:22
  • -
  • +
  • 인쇄
英랭커스터대 연구진, 시뮬레이션 통해 밝혀내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하면서 야생화를 함께 심었더니 꿀벌 개체수가 4배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대학교 연구진은 야생화가 심어진 태양광 공원에 서식하는 벌의 개체수가 잔디밭에 있는 벌의 개체수보다 4배 많다는 사실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하고, 태양광 공원이 야생동물 특히 호박벌의 번식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3일(현지시간) 생태학회(Ecology Across Borders)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태양광 공원 소유주들에게 태양전지판 설치와 함께 야생화 파종을 장려할 경우 공원이 수분 매개자들의 귀중한 서식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런 방식으로 잘 관리하면 공원부지뿐 아니라 주변 약 1km 떨어진 곳까지도 호박벌 개체수가 증가해 농작물을 수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봤다. 이는 농부들의 수익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는 이미 1만4000헥타르(3만5000에이커)의 공원에 태양광 전지판이 설치돼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약 9만헥타르 규모의 공원에 태양전지판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렇게 설치된 태양전지판들이 공원의 미관을 해치고 비옥한 땅을 황폐하게 만들며, 자연을 훼손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태양전지판이 겉모습과 달리, 수분 매개자들의 서식지 조성에 많은 이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공원 건설에는 넓은 면적의 땅이 필요한데, 이 중 태양전지판 및 기타 기반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면적의 5%에 불과하다. 나머지 넓은 부지에 호박벌 서식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태양광 공원이 조성된 지역들은 대체로 호박벌의 개체수가 많이 줄어든 상태다. 따라서 공원에 야생화 등을 심어 서식지를 조성하면 호박벌에게 가장 필요한 자원을 공급할 수 있다.

홀리 블레이드 랭커스터대학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최초로 태양광 공원이 수분 매개자들의 보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정량적 증거를 제공했다"면서 "따라서 태양광 공원 내 식물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공원을 호박벌 서식지로 조성하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 측에서 농업보조금 시스템 등을 활용해 태양광 공원 소유주들로 하여금 공원부지를 잔디밭이 아닌 목초지로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잔디밭을 조성할 때 필요한 잔디깎기 및 기타 개입을 줄여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영국 태양광 공원의 소유 및 관리는 대부분 소유주들이 단기계약(일반적으로 2년)으로 외부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정부가 이런 현실을 잘 감안해 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연복원 참여기업 ESG실적 인정...첫 민관협력 사업 진행

기업이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자연환경 복원사업에 참여하면 ESG 경영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시범사업이 민관협력으로 진행된다.환경부는 민간기업인

환경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 모집

환경부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를 모집한다.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5년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

화석연료에 46조 투자한 유럽 ESG펀드들...규제 앞두고 '이름지우기' 분주

유럽 투자회사들이 'ESG펀드'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한 규모가 330억달러(약 46조1200억원)가 넘는다는 폭로가 나왔다. '무늬만 EGS펀드'는 이달부터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KCC, 지역 사회시설 환경개선 활동..."ESG경영 앞장"

KCC가 전국 사업장 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ESG경영에 앞장선다.KCC는 전라북도 진안군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SPC삼립,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에 "죄송하다" 사과문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사고는 19일 오전 3시쯤 시화공장에서 발생했으며, 숨진 A씨

기후/환경

+

[새 정부에 바란다] "청년은 기후위기 피해자...의견 반영해야"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환경부, 수도권 폐기물 직매립 금지 유예 '고려'…환경단체 "정책 퇴보" 비판

환경부가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처를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가 강도 높은 비판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올해 전기차 판매 2천만대 돌파예상...신차 판매 25% 차지"

올해 전기차는 신차 판매량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현지시간) '2025년 세계 전기차 전망 보고서'(Global EV Outloo

지구 9가지 한계선 중 6가지 '위험상태'...되돌릴 5가지 방법은?

인류 생존을 위한 지구는 이미 한계선을 넘어 위험한 상태지만, 지속가능한 정책을 펼친다면 지구를 2015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

남성 온실가스 배출량 여성보다 26% 많다...이유는?

여성보다 남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요인이 자동차 운전과 육류 섭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온딘 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