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인쇄도 가능, 에너지 저장 밀도도 기존 것과 유사
국내 연구진이 말랑말랑하게 변형되고 늘어나는 리튬 배터리를 개발해 옷 표면에 인쇄하는데 성공했다. 신축성까지 뛰어나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 손정곤 박사 연구팀은 양극과 음극, 집전체, 전해질, 패키징까지 모두 소재 자체가 신축성을 가지면서도 인쇄가 가능한 리튬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배터리는 높은 용량과 함께 자유로운 형태로 변형할 수 있다.
최근 스마트 밴드와 같은 고성능 웨어러블 기기나 몸속에 삽입하는 페이스메이커와 같은 이식형 전자기기 그리고 실감 메타버스를 위한 말랑말랑한 착용형 디바이스로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도 몸의 피부나 장기와 비슷하게 말랑말랑하고 늘어나는 형태로 만들어질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존의 배터리는 단단한 무기물 형태의 전극 소재가 부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늘어나게 하는 것이 어려웠다. 또 전하를 뽑아 전달하는 집전체와 분리막 등 다른 구성 요소들도 늘어나야 하는데다 액체 형태의 전해질이 새는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이에 연구진은 배터리에 신축성을 부여하기 위해 다른 연구처럼 고무와 같은 에너지 저장에 불필요한 소재를 첨가하지 않았다. 기존의 바인더를 기반으로 말랑말랑하고 늘어날 수 있는 유기젤 소재를 새롭게 개발해 적용한 것이다. 이 소재는 전극 활물질을 강하게 잡아주고 이온 전달이 용이하다. 또 신축성과 기체 차단성이 모두 뛰어난 소재를 패키징 소재와 전자를 전달하는 집전체 소재로 사용해 전도성 잉크 형태로 제작, 전해질을 흡수하여 부푸는 일 없이 고전압과 다양한 변형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를 그대로 쓸 수 있어 3.3V 이상의 구동 전압하에서 판매중인 단단한 리튬이온 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의 우수한 에너지 저장 밀도(~2.8 mWh/cm2)을 보였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이 50% 이상의 높은 신축성 및 1000번 이상의 반복적인 잡아당김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기계적 안정성과 공기 중에서의 장기 안정성도 확보했다.
연구진은 제작한 전극 소재와 집전체 소재를 스판덱스 재질의 팔토시의 양면에 직접 인쇄하고 그 위에 신축 패키징을 진행해 신축성 고전압 유기계 배터리를 옷 위에 직접 인쇄했다. 해당 배터리를 사용해 입고 벗고 잡아당길 때에도 스마트 워치를 계속 구동할 수 있었다.
손 박사는 "높은 에너지 밀도 및 기계적 변형에 대한 신축 안정성 이외에도, 구조적 자유도와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의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재료적 자유도를 동시에 확보한 신축성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이라며 "웨어러블이나 신체 부착형 소자 개발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K-lab 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내용은 나노기술 분야 국제적 과학 전문지인 'ACS Nano'(IF:15.881)에 온라인 게재됐다.(1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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