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웅크린 기업들...500대 기업 50% "투자계획없거나 미정"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3-14 10:08:08
  • -
  • +
  • 인쇄
기업 내부사정보다 대외환경이 취약해서
코로나 확산세와 원자재 가격상승이 변수


2022년도 3월이 됐지만 기업들의 투자활동은 여전히 극도로 위축돼 있는 모습이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국내 투자계획'(105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50.5%)은 올해 투자계획이 없거나(12.4%)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38.1%)고 응답했다.

올해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 비중은 49.5%로, 이 중 절반(50.0%)이 투자규모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작년보다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38.5%,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11.5%였다. 즉 전체 응답 기업 중 19% 정도만 작년보다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코로나19 확산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 불안정(37.7%) △대출금리 인상·금융권 심사 강화 등 외부 자금조달 환경 악화(20.5%)를 양대 요인으로 꼽았다. 그 밖에도 △ 영업실적 부진 등 경영환경 악화(15.4%) △주요 투자 프로젝트 완료(8.5%) △규제성 제도 확산 우려(6.0%) 등이 뒤를 이었다.

전경련은 올해 투자규모 미확대 사유 중 대부분(74.4%)이 기업 내부사정보다는 대외환경(거시경제 불안정, 규제강화 등)이 취약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대 위험요소로 △원자재가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38.9%) △주요국 통화긴축 및 이에 따른 경기 위축(19.4%) △치명률 높은 변이바이러스 출현(15.5%)을 지목했다. 그 외의 응답을 살펴보면 △중국 산업생산 차질 및 경제 둔화(10.7%) △미·중의 갈등 격화 및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6.8%) 등이 있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한편, 해외진출 기업들의 국내 유턴 의지는 코로나19 2년새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현재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자국 복귀)을 고려중이라는 기업 비중은 2020년 5월 3.0%에서 올해 2월 27.8%로 9배 이상 늘었다. 향후 정부 지원과 국내 경영환경이 개선될 경우 검토 가능하다는 답변도 29.2%에 달해, 10곳 중 6곳(57.0%)이 리쇼어링 추진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보였다.

전경련은 코로나19 기간 중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로 인한 생산차질과 물류비 증가, 미․중 갈등 장기화 등이 우리 기업들의 리쇼어링 가능성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했다.

국내 투자환경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는 13.3%만이 '만족'(11.4%), 혹은 '매우 만족'(1.9%)이라고 답변했다. 나머지 86.7%는 국내 투자환경이 '보통 이하'라고 응답했다. '보통'이라는 응답 비중은 62.9%, '불만족'이라는 응답비중은 23.8%이다.

기업들이 꼽은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3대 정책과제는 △규제 완화(30.1%) △세제지원 확대(26.8%) △내수 활성화 등 소비 진작(13.6%)이다. 리쇼어링 촉진을 위한 3대 과제 역시 △기업 규제환경 개선(35.3%) △세제감면 확대(29.5%) △보조금 지원 강화(17.6%) 등으로 비슷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올해 원자재가격 고공행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주저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신정부는 기업들의 국내투자를 유인함과 동시에 리쇼어링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 세제지원 확대 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KCC·HD현대, 수용성 선박도료 기술 공동개발

KCC가 HD현대 조선4사(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와 손잡고 수용성 선박용 도료 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6일 밝

기후/환경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동남아 '끈적' 중앙아시아 '건조'…亞 지역별 폭염 양상 다르다

최근 10년간 아시아 대륙에서 발생하는 폭염이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

"혼합금융·전환금융...점점 다변화되는 녹색금융 시장"

국제 전문가들이 "녹색국가를 이루려면 녹색금융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투자의 목적, 방향, 결과 및 영향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이 실무로

"범위로 할꺼면 목표는 왜 설정?"...정부 성토장된 '2035 NDC' 공청회

11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기 위한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축률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NDC를

EU,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감축 합의…2년마다 목표 재평가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EU 27개국 환경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시간 넘게 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