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수면시간이 단축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켈튼 마이노(Kelton Minor)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박사가 주도한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전세계 사람들의 수면시간이 단축되고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숙면은 건강과 복지에 매우 중요하나, 지구온난화가 밤 시간의 온도를 낮보다 훨씬 더 빠르게 증가시켜 수면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면부족은 지구기온이 계속 오르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수집한 수면 및 야외기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68개국에서 4만7000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수면추적 손목밴드를 통해 약 700만번의 수면 기록 데이터를 분석에 사용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기온이 높아지면 이에 맞춰 수면시간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구촌 평균 수면시간이 이미 연간 44시간 감소해, 1년에 11일가량은 충분한 수면시간의 기준인 7시간도 못 채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몸은 매일 밤 잠들 때 시원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기온이 오르면 이러한 유지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일부 그룹은 타 그룹보다 기온상승에 따른 수면손실을 더 크게 입는다. 온난화 1℃당 발생하는 수면손실은 남성보다 여성이 약 1/4 정도 더 높고, 65세 이상 노령인구에서는 2배, 개발도상국에서는 3배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잠을 잘 때 신체가 식는 속도가 남성보다 더 느려 기온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여성의 평균 피하지방 수치가 더 높아 냉각이 더뎌지기 때문이다. 노인은 야간수면시간이 줄고 체온조절기능이 떨어져 기온변화에 따른 민감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창문셔터, 선풍기,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수면에 더 큰 지장을 겪을 수 있다.
더욱이 열대야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기후와 상관없이 모든 국가에서 나타난다. 연구진은 야간온도가 10℃ 이상 오르면 자연적으로 서늘한 기후든 온난한 기후든 수면에 지장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예상과 달리, 따뜻한 기후에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기온이 상승하는 정도에 따라 더 심각한 수면부족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기온이 상승하면 심장마비, 자살 및 정신건강위기, 사고 및 부상이 증가하는 등 건강에 큰 피해가 발생하고 업무능력이 감소한다. 연구진은 수면부족 역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사람들이 열대야에 적응할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마이노 박사는 "우리 대부분에게 잠은 일상생활에서 매우 친숙한 부분"이라며 "우리는 인생의 거의 1/3을 잠자는 데 보내지만 세계 많은 국가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잠을 충분히 못 자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사에 따르면 열대야로 줄어든 수면이 엄청난 인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령 인구 100만 도시의 야간온도가 25℃ 이상일 경우 4만6000명의 인구가 수면단축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그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폭염 사례만 해도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수면부족에 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노 박사는 이번 연구가 도시, 마을, 건물의 열적응력을 높여 기온상승에 따른 건강영향을 줄일 중요성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영국정부의 공식 고문들은 정부가 급속한 기후위기의 증가, 특히 폭염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연구에서 수면단계와 같은 수면의 질은 다양하게 평가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밤에 깨는 횟수에는 변화가 없었다.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인도, 중국, 콜롬비아 및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일부 수집됐지만 부유한 국가의 데이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마이노 박사는 "저소득층은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중동 등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에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원어스(One Earth)'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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