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하는 원자재값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1봉지 736원하는 신라면이 추석 이후부터 820원으로 오른다.
농심은 신라면 가격을 인상한지 1년여만에 또다시 11% 가까이 올린다고 24일 밝혔다. 농심은 오는 9월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16일 라면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지 13개월만이다.
지난해 4년8개월만에 라면값을 인상했던 이유는 팜유와 밀가루 등 라면 원자재 가격인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은 계속 급등했고, 여기에 환율까지 오르면서 원가부담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이번에 무려 11%가 넘게 올리기로 했다.
사실 라면 등 면류의 가격인상은 이미 예고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값이 폭등한 가운데 기상이변으로 폭염과 가뭄이 전세계 곡창지대를 강타하면서 밀을 비롯해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가뭄으로 밀 생산량이 8% 줄었고, 프랑스 역시 가문으로 밀 수확량이 줄었다.
밀 자급률이 1% 미만인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밀 수확량 감소로 제분가격이 오르면서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라면과 스낵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올린 것이다.
농심은 "올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의 납품가를 인상하면서 농심의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며 "실제로 소맥분, 전분 등 대부분의 원자재 납품 가격이 인상됐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인상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2분기 국내에서 적자를 기록할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는 설명이다.
농심은 추석 이후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의 가격을 인상한다. 출고가 기준으로 신라면은 10.9%, 너구리는 9.9%, 새우깡은 6.7%, 꿀꽈배기는 5.9% 오른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은 약 820원으로, 새우깡은 1100원에서 약 1180원으로 인상된다.
문제는 라면값 인상이 농심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라면시장 1위인 농심이 원자재 가격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1년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한 것이라면, 나머지 라면 브랜드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밀 수급이 어려워지면 밀가루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사료용 밀 가격이 오르면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추석 이후 라면을 비롯해 과자와 빵, 육류 등 식료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등 밥상물가는 치솟을 수밖에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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