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시스템 끄고 조업…바다자원 훔치는 불법어업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3 16:50:44
  • -
  • +
  • 인쇄
전세계 상선 6% AIS 비활성화
해산물 세탁·강제노동 가능성

전세계 어업의 최소 6%가 불법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사우스웨스트수산과학센터(Southwest Fisheries Science Center) 연구팀은 전세계 상선의 최소 6%가 추적시스템을 비활성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는 선박의 송수신기를 사용해 전세계 선박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자동추적시스템이다. 연구팀이 2017년~2019년 어선의 AIS메시지 37억 건 이상 포함 비영리단체 글로벌피싱워치(Global Fishing Watch)가 집계한 어선활동 데이터에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 서아프리카, 아르헨티나해안 및 북서태평양을 포함한 해역에서 추적기를 비활성화한 선박이 집중 분포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불법, 미신고 및 비규제(IUU) 조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IUU 어업은 전세계 어획량의 1/5에 달하며 연간 최대 235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그것은 목재업, 광업에 이어 세 번째로 수익성이 높은 천연자원범죄로 해양생태계파괴의 주범이자 인권침해와도 연관돼있다.

헤더 웰치(Heather Welch)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학 공간생태학자는 "의도적인 AIS 비활성화 현황을 전세계적으로 파악하고 수량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AIS 비활성화가 "허가되지 않은 위치에서의 조업과 승인되지 않은 환적" 가능성을 뜻한다고 밝혔다.

웰치 교수에 따르면 한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화물을 옮기는 환적은 불법조업한 해산물을 공급망으로 세탁하는 데 악용되기도 하며 강제노동 및 인신매매와 관련이 있다. 그는 환적과 불법조업이 환경비용을 초래하고 국가 수입과 일자리를 손상시킨다고 덧붙였다.

AIS 시스템은 보편적으로 의무화돼있지 않아 이를 비활성화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더욱이 AIS를 비활성화하는 법적이유로는 경쟁자 및 해적으로부터 위치를 숨기는 것 등이 있다. 그러나 글로벌피싱워치는 추적되지 않는 선박의 증가가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S 비활성화 분포도. 북서태평양, 아르헨티나, 서아프리카, 알래스카 인근에 집중돼있다.(사진=글로벌피싱워치)


AIS 비활성화 빈도는 주요 환적지점과 분쟁지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 근처에서 가장 높았다. 비활성화 시간의 40% 이상은 IUU가 주로 발생하는 해역 4군데, 즉 북서태평양(13%), 아르헨티나(16%), 서아프리카(8%), 알래스카 인근(3%)에서 발생했다.

참치선망어선이 AIS 비활성화(최대 21%) 활동량이 가장 높았고 오징어 어선(최대 7%), 주낙어선 및 저인망어선(각각 최대 5%)이 그 뒤를 이었다.

국가별 AIS비활성화 횟수는 중국 국적 선박이 가장 많았으며 대만, 스페인, 미국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조업시간 중 AIS를 비활성화한 시간의 비율은 스페인이 가장 높았고 미국, 대만, 중국이 그 뒤를 이었지만 중국 어선의 경우 전체 조업시간이 다른 국가 어선보다 더 길다.

웰치 교수는 당국이 해상순찰을 목적으로 실시간 비활성화 정보를 사용하거나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AIS 장치를 끈 항구의 선박을 검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