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만년간 고립돼 진화했는데...마다가스카르 고유종 '멸종위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1 13:50:25
  • -
  • +
  • 인쇄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밀렵이 원인
보존프로그램 통해 농지개간 제한해야
▲대표적인 마다가스카르 자생종으로 알려진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사진=언스플래시)


2300만년동안 고립돼 진화해온 마다가스카르 야생포유류 절반 이상이 멸종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미국·네덜란드 연구팀과 마다가스카르 자연보호단체 바흐트라(Vahatra)는 마다가스카르 자생종 249종 가운데 30종이 멸종됐으며, 현재 섬에 서식중인 219종의 포유류 중 128종은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2010년 56종이었던 마다가스카르 멸종위기종의 수가 10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섬인 마다가스카르는 약 1억5000만년전 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떨어져 나왔고, 약 8800만년 전 인도에서 분리돼 동식물들이 고립된 채 진화해 왔다. 그래서 이 섬에서는 지구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종 90%가 비교적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는 생물다양성 핫스팟이다. 아프리카에서 이 섬으로 유입돼 수백만 년에 걸쳐 독특한 고유종으로 진화한 대표적인 포유류들은 영장류 계통의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육식성 고양이과 동물 포사(fossa) 등이다.

그런데 이들 포유류의 절반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연구진은 마다가스카르 포유류들이 사라지면 이 포유류에 의존하던 다른 종의 식물과 곤충들도 생존하기 힘들기 때문에 생태계가 광범위하게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다. 2300만년에 걸쳐 형성된 진화의 역사가 파괴될 처지에 놓였다.

멸종위기에 내몰린 가장 큰 원인은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 기후변화 및 밀렵이다. 연구진은 보존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 생계를 지원하고 농지개간 및 자원개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마다가스카르 자생종 포사(fossa). 마다가스카르 생태계에서 포식자 위치에 있다.(사진=위키백과)

이번 연구를 이끈 루이스 발렌테(Luis Valente) 네덜란드 내추럴리스생물다양성센터(Naturalis Biodiversity Center) 및 흐로닝언대학 선임연구원은 "다시는 진화하지 않을 독특한 종을 잃어가고 있다"며 "이는 예술작품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발렌테 박사는 멸종위기종 가운데 많은 종이 향후 10년이나 20년 안에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사라진 생물다양성은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라고 생각되는 곳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드빈더 말리(Yadvinder Malhi) 영국 옥스포드대학 생태학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라진 생물다양성을 재건하는 데 수백만 년에서 수천만 년까지 걸릴 것임을 시사한다"며 "마다가스카르에 한정한 연구지만 다른 섬과 대륙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분석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류가 이미 지구의 생물다양성에 미친 영향은 수백만 년 지속될 것"이지만 "앞으로 훨씬 더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멸종을 막아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힘줘말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