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튀르키예 지진 '경주의 1000배'…"강진이 또" 불안감 확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7 18:31:25
  • -
  • +
  • 인쇄
4개 단층에 위치한 탓에 주기적 지진발생
주기 넘어서 발생한 지진, 피해 더 키웠다
▲지진으로 무너진 잔해를 뒤지고 있는 튀르키예 시민 (사진=연합뉴스)


규모 7.8에 이르는 강진이 튀르키예에서 연달아 발생하고 있어, 해당 지역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튀르키예 지진은 6일(현지시간) 오전 4시 17분에 남부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첫 발생한 이후, 같은날 오후 1시 24분에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또 발생했다. 이 규모의 지진은 지난 2008년 8만722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규모 8.0의 중국 쓰촨성 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지진의 규모는 1이 증가할 때마다 에너지 크기가 32배 증가하는데,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지난 2016년 규모 5.8을 기록했던 경주 지진보다 2가 더 큰 '규모 7.8'에 달했기 때문에 경주 지진보다 피해규모가 약 1024배에 이른다. 규모 5.8은 건축물에 금이 가거나 약간 부서지는 정도지만 규모 7.8은 대부분의 건물과 도로 등이 파손되면서 심각한 피해를 낳는다.

두 차례의 강진으로 튀르키예에서는 7일 현재까지 최소 2921명이 숨지고 1만4483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다. 인접국인 시리아에서도 이번 지진으로 1444명이 사망하고, 3531명이 부상을 당해 하루만에 사망자가 43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건물도 5606채나 붕괴됐다. 본진 규모가 큰 만큼 이어지는 여진의 규모도 상당했다. 규모 5.0이 넘는 여진이 계속 이어지면서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은 1939년 3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규모 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들이다. 마르코 본호프 독일 지진연구센터 연구원은 독일 슈피겔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면서 "일련의 대지진이 발생할 시간이 이미 지났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튀르키예가 아라비아와 아프리카, 유라시아, 인도 대륙판이 만나는 경계지점인 아나톨리아 단층에 위치한 지진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아나톨리아 단층은 남쪽에서 압박하는 아랍·아프리카 대륙판과, 북쪽의 유라시아 대륙판의 마찰과 충돌 속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한다. 이에 따라 지각구조 운동상 압력이 쌓이는데, 이렇게 쌓인 압력은 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튀르키예는 지진 피해가 빈번했다. 지난 2011년 10월에도 규모 7.2 지진으로 600여명이 사망했고, 지난 2020년 10월과 1월에도 지진이 발생해 100여명이 숨졌다. 23년 전인 1999년 8월에는 서부도시 이즈미르에서 규모 7.4 강진으로 무려 1만7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본호프 연구원은 최근 튀르키예에 지진 활동이 없었던 것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압력이 쌓인 결과"라며 "한꺼번에 수백년간 쌓였던 긴장이 해소되면서 지상에 극적인 후과를 낳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지진이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조창수 센터장은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동아나톨리아 단층의 분절 중 하나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다른 분절을 자극해 연쇄적으로 지진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튀르키예 북쪽에 위치한 북아나톨리아 단층도 지진이 발생한지 상당히 지났기 때문에 북쪽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일대에는 인구 1600만명이 거주하는 튀르키예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이 있다.

한편 이번 지진 피해규모가 커진 이유로 진원의 깊이와 발생 시간대 등 다양하게 지목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지진이 상대적으로 얕은 곳에서 발생한 탓에 지표면에 주는 영향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튀르키예 중서부에서 발생한 첫 지진의 진원 깊이는 약 18㎞ 정도였고, 잠시 후 이어진 규모 7.5 지진의 진원 깊이도 10㎞에 불과했다.

영국 개방대학교 지구과학과 데이비드 로서리 교수는 "지표면 인근에서의 지진은 더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동일규모의 지진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지진은 사람들이 대부분 자고 있는 새벽 4시에 발생해 인명 피해를 더 키웠다. 당시 소셜서비스(SNS)에 올라온 현장영상을 보면 사람들은 옷가지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잠옷 차람으로 이불을 두르고 서 있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에 따르면 현재 총 10개 지역에 구조대원 1만여명이 파견돼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시리아도 '하얀 헬멧'이라 불리는 시리아시민방위대가 나서서 구호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악천후로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튀르키예 첫 지진 진앙 주변에선 한낮 최고 기온이 3∼4℃로 내려가고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눈도 3∼5㎝ 쌓일 것으로 예고돼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계단마다 10원씩...서울시-hy '기부하는 건강계단' 누적금 1.2억 돌파

서울시청 시민청 입구에 조성된 '기부하는 건강계단'을 통한 누적 기부금이 1억2000만원이 넘어선 가운데 올해도 서울시와 hy(옛 한국야쿠르트)는 건강

우리銀 인사카드에 '학력·병역·출신지' 없앤다

우리은행이 성과중심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직원 인사카드에서 학력, 병역, 출신 지역 등 업무능력과 연관성이 적은 인사 정보를 삭제한다고 14일 밝혔

하나금융 'ESG 공시 데이터 관리시스템' 구축

하나금융그룹이 14일 국내외 비재무(ESG) 공시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ESG 경영 성과를 효과적으로 관리 및 공시하기 위해 그룹 'ESG 공시 데이터

IMO '해운 탄소세' 도입...2027년 대형 선박부터 적용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운 탄소세'를 처음으로 도입했다.IM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3)에서 해양오염

기후/환경

+

'물폭탄' 잦아진 이유...기후위기로 해양폭염 일수 3배 늘었다

기후위기로 해양폭염 일수가 3배까지 늘어나면서 폭풍이 증가하고 다시마, 산호초 등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1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요르카 지

올겨울 초미세먼지 3.3% 개선됐는데...서울과 제주는 더 악화

올겨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에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약 3.3%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환경부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 3월 31일까지 '제6차

"기후위기는 총체적 위기...대선후보 기후의제 TV토론 열자"

기후환경단체들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기후위기를 단일 주제로 한 TV토론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후위기비상행동과 기후정치바람은 15일

'불의 고리'에서 또?...美 샌디에이고 5.2 지진에 LA까지 '흔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했다. 피해 신고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미 지질조사국(USGS)은 현지시간으로 14일 오전 10시

지구온난화로 북대서양 '탄소저장' 기능 멈출 수 있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바다의 탄소저장 능력에도 한계가 오고 있다.14일 서울대학교 국종성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배출 속도

美 향했던 친환경 투자금 다른 국가로 분산..."미국만 고립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전쟁'으로 미국으로 향했던 친환경 프로젝트 자금이 다른 나라로 분산되면서 오히려 전세계 에너지 전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