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우울증 진단한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1 09:53:46
  • -
  • +
  • 인쇄
KAIST 연구팀, AI 모니터링 기술 개발
스마트폰 언어사용 패턴으로 분석해
▲스마트폰 사용기록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해내는 기술을 개발한 이성주 교수연구팀 (사진=KAIST)

국내 연구진이 별도의 상담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성주 교수연구팀은 사용자의 언어사용패턴을 개인정보 유출없이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분석해 사용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만 해도 별도의 상담없이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 및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으로, 특히 20~30대 젊은세대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2030세대 중 우울증·조울증 초진 환자수는 55만9948명으로 지난 5년대비 63.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두려움 때문에 진단을 위한 심리상담을 받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한 심리상담사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첫 상담을 온 시점에 이미 우울증세가 심화된 경우가 많다"며 "심리상담을 받는 것 자체에 사회적인 거부감이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팀은 임상적으로 이뤄지는 정신질환 진단이 환자와의 상담을 통한 언어 사용 분석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직접 작성한 문자 메시지 등의 키보드 입력 내용과 통화 등으로 인해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사용자의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신건강 진단을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언어 데이터는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을 수 있어 기존에는 활용이 어려웠으나 이번 기술에는 연합학습 AI 기술이 적용돼 사용자 기기 외부로의 데이터 유출없이 AI 모델을 학습해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없다.

AI 모델은 사용자의 일상 대화 내용과 정신건강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학습되었다. 모델은 스마트폰에 입력되는 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학습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정신건강 척도를 예측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스마트폰으로 얻어지는 사용자 언어 데이터로부터 효과적인 정신건강 진단을 수행하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사용자들이 언어를 사용하는 패턴이 실생활 속 다양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에 착안해, 스마트폰을 통해 얻어지는 현재 상황에 대한 단서를 기반으로 AI 모델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언어 데이터에 집중하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업무시간보다는 저녁 시간에 가족 또는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에 정신건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단서가 많다고 AI 모델이 판단해 상황에 따라 중요도에 편차를 두고 분석하는 식이다.

이성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바일 센싱,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심리학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이뤄져 의미가 깊으며, 정신질환으로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범의 걱정없이 스마트폰 사용만으로 정신건강 상태를 조기진단 할 수 있게 되었다ˮ라며 "이번 연구가 서비스돼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ˮ고 바람을 드러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개인정보 유출' 쿠팡 수천억 과징금 맞나...SKT 사례보니

쿠팡이 3370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로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생겼다.2023년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법 위

기후/환경

+

英, 모잠비크 가스전 11.5억달러 지원 철회...기후위기 위험 때문?

영국이 11억5000만달러, 우리돈 약 1조6876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모잠비크 천연가스 프로젝트 지원금을 철회했다. 1일(현지시간) 피터 카일 영국 기업부

남극 오존층 구멍이 작아지고 있다...6년來 최저 크기

남극 오존층 구멍이 최근 6년 내에 가장 작게 형성됐다.1일(현지시간) 유럽의 지구관측프로그램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올해 남극 오존

[날씨] 칼바람에 한반도 '꽁꽁'...3일 체감온도 -12℃로 '뚝'

2일 한반도로 유입된 북서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급속하게 떨어지면서 최강한파가 찾아오겠다.이날 아침 중국 북부에서 확장된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탄소제도 공유하는 국제연합 출범..."각국 운영경험 교류협력 기구"

전세계 규제기반 탄소시장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연합체가 공식 출범했다.1일(현지시간) 미국 E&E뉴스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메탄 뿜뿜하는데...캐나다 '가스플레어링' 규제 '뒷짐'

캐나다 앨버타주가 석유·가스 시설의 가스플레어링 단속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1일(현지시간) 월드에너지뉴스(Wor

무엇이 PPA 활성화 가로막나...韓기업 실무자들의 답변은?

국내 RE100선언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Power Purchase Agreement)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망 이용요금 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