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언어사용 패턴으로 분석해
국내 연구진이 별도의 상담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성주 교수연구팀은 사용자의 언어사용패턴을 개인정보 유출없이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분석해 사용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만 해도 별도의 상담없이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 및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으로, 특히 20~30대 젊은세대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2030세대 중 우울증·조울증 초진 환자수는 55만9948명으로 지난 5년대비 63.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두려움 때문에 진단을 위한 심리상담을 받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한 심리상담사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첫 상담을 온 시점에 이미 우울증세가 심화된 경우가 많다"며 "심리상담을 받는 것 자체에 사회적인 거부감이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팀은 임상적으로 이뤄지는 정신질환 진단이 환자와의 상담을 통한 언어 사용 분석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직접 작성한 문자 메시지 등의 키보드 입력 내용과 통화 등으로 인해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사용자의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신건강 진단을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언어 데이터는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을 수 있어 기존에는 활용이 어려웠으나 이번 기술에는 연합학습 AI 기술이 적용돼 사용자 기기 외부로의 데이터 유출없이 AI 모델을 학습해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없다.
AI 모델은 사용자의 일상 대화 내용과 정신건강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학습되었다. 모델은 스마트폰에 입력되는 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학습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정신건강 척도를 예측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스마트폰으로 얻어지는 사용자 언어 데이터로부터 효과적인 정신건강 진단을 수행하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사용자들이 언어를 사용하는 패턴이 실생활 속 다양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에 착안해, 스마트폰을 통해 얻어지는 현재 상황에 대한 단서를 기반으로 AI 모델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언어 데이터에 집중하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어, 업무시간보다는 저녁 시간에 가족 또는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에 정신건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단서가 많다고 AI 모델이 판단해 상황에 따라 중요도에 편차를 두고 분석하는 식이다.
이성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바일 센싱,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심리학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이뤄져 의미가 깊으며, 정신질환으로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범의 걱정없이 스마트폰 사용만으로 정신건강 상태를 조기진단 할 수 있게 되었다ˮ라며 "이번 연구가 서비스돼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ˮ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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