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 왜 아이를 낳지 않나'...BBC도 주목한 '한국의 저출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2-29 11:56:52
  • -
  • +
  • 인쇄
▲텅 빈 신생아실, 지난해 국내 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6명대를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4분기 사상 최초로 0.6명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BBC가 한국의 저출산 원인을 분석한 기사를 게재해 주목을 끌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8일(현지시간) 한국 통계청의 출산율 발표에 맞춰 서울특파원 발로 '한국 여성들은 왜 아이를 낳지 않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과도한 주거비·사교육비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미숙'을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BBC는 "저출산 정책 입안자들이 정작 청년들과 여성들의 요구는 듣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와 지난 1년간 전국의 한국 여성을 인터뷰했다"고 취재 경위를 설명하기도 했다.

취재에 응한 30세 TV 프로듀서 예진씨는 여성이 사회활동과 동시에 육아를 해내기 어려운 사회분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집안일과 육아를 똑같이 분담할 남자를 찾기 어렵고 혼자 아이를 가진 여성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외곽에 거주하는 예진씨는 "저녁 8시에 퇴근하니 현재 환경에선 아이를 키울 시간이 나지 않는다"며 "자기계발을 하지 않으면 사회적 낙오자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시간이 더 부족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또 예진씨는 여동생과 뉴스 진행자 2명이 출산 후 암묵적 압박에 의해 퇴사하는 걸 봤다며 출산 후 직장을 떠난 사례를 들어 사회활동과 육아를 동시에 이루기 어려운 환경을 피력했다.

기혼자인 39세 어린이 영어학원 강사 스텔라씨는 주거비와 사교육비가 육아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값이 너무 비싸 감당할 수 없어 서울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아직 집을 장만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1명당 한달에 700파운드(약 120만원)까지 쓰는 걸 봤는데 이런 걸 안하면 아이들이 뒤처진다"고 덧붙였다.

BBC는 아이들이 4세부터 수학, 영어, 음악 등 비싼 사교육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아이들이 자유롭지 못한 유년기를 보내야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32세 주부인 민지씨는 자신도 20대까지 갖은 압박 속에 공부하면서 너무 지쳤고, 이같은 경험에서 볼 때 한국은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BBC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미숙하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대전에 사는 41세 웹툰작가 천정연씨는 "아이를 출산한 후에 경제적, 사회적 압박을 받게 됐는데, 남편이 도와주지 않았다"며 "남녀가 평등하다고 배워온 세대다보니 받아들일 수 없었고 무척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노동에 긴 시간을 할애하는데,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면 당연히 노동시간이 단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면 결국 사회적 약자가 돼있는데 누가 아이를 낳으려 하겠나"라고 토로했다.

BBC는 한국경제가 지난 50년간 고속발전하면서 여성을 고등교육과 일터로 밀어넣고 사회진출 욕구를 높이는데 성공했지만 이에 비해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같은 속도로 발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1년새 '운항 탄소배출' 42만톤 줄였다

대한항공의 '운항 탄소배출량'이 1년 사이에 42만톤 줄었다. 42만톤은 승용차 1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운항 탄소배출'은 항공기 연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

녹전연 "ESG 공시는 스코프3 포함시켜 법정공시로 시행해야"

2028년 자산 30조원 상장사를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인 'ESG 공시'에 대해 '법정 공시'가 아닌 '거래소 공시'로 우선 도입하고, 공급망 배출을 관리할 수 있

롯데-HD현대 '대산 석화공장' 합병 승인...고부가·친환경으로 사업재편

산업통상부가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합병을 승인했다. 산업통상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

기후/환경

+

파나마의 변심...가까스로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무산되나?

도입이 1년 연기됐던 선박의 '해운 탄소세'가 미국의 압박에 의해 완전히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핵심 해운국인 파나마가 돌연 입장을 바꾸면서 해운의

美 서부의 '젖줄' 마른다...콜로라도강 수량 20% 감소에 '데드풀' 직면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2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콜로라도강 유역의 연

[주말날씨] 평년보다 '따뜻'...건조·큰 일교차 지속

이번 주말은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며 일교차가 크고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겠다.남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겠지만, 수도

아마존 '지구의 허파' 옛말됐다...2023년부터 탄소배출원 전환

'지구의 허파' 역할을 했던 열대우림 아마존이 탄소흡수원이 아니라 이미 탄소배출원으로 전환됐다는 진단이다.독일 막스플랑크 생지구화학연구소를

교육부, 2030년까지 국공립 학교 4378교에 태양광 설치

정부가 2030년까지 국공립 초·중등학교 4378교에 단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충한다. 학교 전기 사용량·요금 증가 부담에 대응하는 한편

기후위기에 '인공강우' 주목하는 국가들..."만능해결책 아냐"

극단적 가뭄을 겪는 지역이 늘어나고 물부족이나 대기오염이 발생하는 국가들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공강우'(클라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