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유발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1700년대부터 지난해말까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이 이미 약 1.5℃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랭커스터대학 앤드루 자비스 교수팀은 남극 빙핵을 통해 2000년간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난화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온난화 임계점인 1.5℃에 근접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세계 각국은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지구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기로 약속했다. 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산업화 이전 기준' 조건으로 1850~1900년 데이터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850~1900년 이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기준 1.5℃로 억제하는 노력을 평가하려면 더 타당한 기준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남극 빙핵 기록을 지구 온도 이상 데이터(temperature anomaly data)와 결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표면온도 사이의 관계를 재평가하고 분석기간은 과거 2000년 전까지로 확장했다.
남극 빙핵 속에는 얼음이 형성될 때의 공기가 기포 형태로 포함돼 있다. 수천년간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데이터가 담겨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먼저 1850년~2023년까지 데이터를 분석,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기온 상승 사이에는 선형적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것에 비례해 기온도 상승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1850년 이후 다른 요인들이 기온 변화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후 확인된 이산화탄소와 기온 상승간 선형 관계는 인간이 얼마나 많은 온난화를 초래했는지 평가하는 데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선형 관계를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280ppm이었던 서기 13~1700년에 적용해 온난화를 추정한 결과, 2023년말 온난화가 이미 지구온도 임계점인 1.49℃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기온이 파리협정 한계에 거의 도달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1850~1900년을 기준선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시 기온 관측의 불확실성과 이미 진행되고 있던 온난화를 고려하면 부정확할 수 있다며 이 연구의 온난화 추정치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 것보다 정확성이 최고 30%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접근 방식이 온난화가 대기중 이산화탄소 이외 요인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직접 정량화하지는 않지만 선형 관계 속에 이런 요인도 통합돼 있다"며 "이 관계가 온난화에 따른 기후시스템 변화를 추적하는 데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