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의 마스크 쓰레기 배출량 200만개 달해
영국 포츠머스대학은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기 시작한 첫 7개월동안 조사대상 11개국의 마스크 쓰레기가 총 9000% 증가했고, 이는 바이러스의 추가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19년말 중국에서 발발해 2020년초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발생 이후를 비교하기 위해 2019년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년1개월간의 코로나19 정부 응답추적기 데이터베이스와 리터라티(Literati)라는 쓰레기수거 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진은 마스크와 장갑 폐기물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각국의 코로나19 대처법 및 폐기물 처리동향도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기간동안에만 11개국(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스웨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걸쳐 200만개의 마스크 쓰레기가 배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1월~3월 사이에는 장갑 쓰레기만 서서히 증가했다. 그러다가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된 3월~5월, 각국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거나 의무화하면서 마스크 쓰레기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3월~4월 마스크 쓰레기는 2배, 장갑 쓰레기는 무려 12배 폭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을 공식선언했고, 국경을 봉쇄하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2020년 6월~10월 국경봉쇄 조치가 완화되고 사람들의 이동이 다시 많아졌다. 그러자 WHO는 2020년 6월 5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사용을 권고했다. 이 기간에 마스크 쓰레기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반면 장갑 쓰레기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에 대해 마스크 착용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영국은 다른 10개국과 비교해 마스크 쓰레기 발생이 가장 많았다. 영국의 마스크 쓰레기는 2019년 9월 0%에서 2020년 8월 6% 이상 증가했다. 또 영국은 2020년 4월~10월 장갑 쓰레기도 줄어들지 않고 계속 늘어났다. 뉴질랜드와 스웨덴 등 코로나19 봉쇄 영향을 덜 받고 마스크법을 비교적 늦게 도입한 국가들은 마스크와 장갑 쓰레기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연구진은 마스크 쓰레기로 인한 플라스틱 오염이 수백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스크와 장갑이 전체 쓰레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적지만,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아무렇게나 버려진 마스크 쓰레기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잠재적인 바이러스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 등 생물들을 질식시키는 등의 해를 끼칠 수 있고,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환경에 잔류할 가능성도 높다.
스티브 플레처 포츠머스대학 교수는 "폐기 관행을 개선하지 않으면 마스크로 인한 환경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대부분의 마스크는 오래 지속되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그대로 버릴 경우에 수백년동안 환경과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 등장으로 다시금 각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추세다. 또 마스크가 호흡기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팬데믹 이후에도 사람들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마스크 쓰레기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에 연구를 진행했던 포츠머스대학은 영국 정부를 향해 마스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폐기물 처리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석연구원인 키론 로버츠 박사는 "정부 정책과 법률이 폐기 관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마스크 폐기관련 교육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 환경식품농촌부 대변인은 "마스크 및 기타 개인보호장비를 비롯한 폐기물을 올바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면서 일회용 마스크는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줄 것을 당부했다.
이 연구논문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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