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고체탄소로 전환한다...철강 '탈탄소화' 기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1 16:05:28
  • -
  • +
  • 인쇄
호주의 대학연구팀, 새로운 CCS 기술 개발
▲이산화탄소를 고체탄소로 바꾸는 '기포탑' 과정 (사진=호주 RMIT대학)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등 에너지 기술개발 연구에 1835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가운데 호주에서 이산화탄소를 고체탄소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돼 화제다.

호주 멜번 RMIT대학 연구팀은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즉시 고체탄소로 변환하는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기술은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를 즉시 고체 상태로 영구 전환하고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배출되지 못하게 차단한다. 연구진은 기존 산업공정에서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액체금속을 촉매로 사용했다. 토르벤 대네케 멜번대 교수는 "액체금속을 이용하되 기존 산업공정에 보다 원활하게 활용되도록 설계됐다"며 "간단하게 규모를 확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순식간에 탄소로 분해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CCS 신기술의 작동방식은 업계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는 열화학 '기포탑(bubble column)' 방법이 사용됐다. 기포탑은 약 100~120℃ 가열한 액체금속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액체금속에 주입된 이산화탄소는 기포 상태가 되면서 고체탄소로 쪼개진다. 이 모든 반응은 1초도 걸리지 않는다. 공동연구원인 켄 치앙 박사는 "화학반응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기술 상용화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탄소포집저장(CCS) 신기술의 핵심인 액체금속 (사진=호주 RMIT대학)


이번 신기술은 중공업의 탈탄소화를 목적으로 개발됐다. 탈탄소화는 에너지 비용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시멘트나 철강 등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중공업에 있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철강과 시멘트 산업은 각각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며, 두 부문의 수요는 인구성장 및 도시화로 향후 수십년 동안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CCS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액체로 압축해 지하에 주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술적으로 힘들고 상당한 환경문제를 수반하기 때문에 상용화하기엔 비용이 너무 크고 에너지 집약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대네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방지하고 탄소의 부가가치를 재활용하는 지속가능한 대안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산화탄소를 고체로 바꾸면 누출을 방지하고 영구히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데다, 해당 공정은 고온을 사용하지 않아 재생에너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기술은 임시특허가 출원됐다. 연구진은 최근 호주의 기업 ABR과 260만 호주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이 신기술을 컨테이너 크기의 모듈화된 시제품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ABR는 시멘트 및 철강업을 탈탄소화하는 기술의 상용화를 전문으로 하는 환경기술기업이다. 데이비드 엔고 ABR프로젝트책임자는 RMIT 공정이 탄소를 차세대 시멘트의 핵심성분으로 바꾼다고 설명하며 ABR과 RMIT의 협업이 넷제로를 향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기술을 산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또 변환된 탄소를 건설 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방도를 찾고 있다. 치앙 박사는 "지속가능한 산업혁명과 넷제로 경제를 빠르게 이루려면 현명한 기술솔루션과 효과적인 연구-산업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연구결과는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中 흑연에 93.5% 관세 결정…美 전기차 가격인상 불가피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이번 조치가 미국에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