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위협하는 폭염…4명 중 1명 기후비상사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0-27 08:55:02
  • -
  • +
  • 인쇄
2050년까지 최소 20억명 폭염 노출
"화석연료 감축해도 전세계가 영향권"
▲(사진=유니세프)

2050년까지 사실상 모든 지역의 어린이들이 잦아지는 폭염에 직면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유니세프는 전세계 어린이 4명 중 1명이 이미 기후비상사태에 노출돼있으며 2050년까지 전세계 어린이 최소 20억 명이 매년 4~5회 위험수준의 폭염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유니세프는 현재 5억 5900만 명의 어린이가 심각한 폭염을 매년 최소 4~5회 겪고 있으며 2050년에는 그 수가 4배인 20억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이는 현재 지구기온상승을 1.7도에서 제한하는 데 성공한 경우를 가정한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지구기온이 2.4도 상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까지 어린이의 약 94%가 최소 4.7일 지속되는 장기폭염에 노출된다. 남미, 중앙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및 아시아 일부 지역만이 위험할 정도로 긴 무더위를 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에는 23개국의 어린이 약 7억 4천만 명이 최소 84일 동안 35도 이상의 고온에 노출됐으며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아시아·아프리카 36개국의 8억 1600만 명의 어린이가 이러한 고온에 노출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더위 속에서 놀이, 학교와 같은 일상활동이 위축되고 병에 걸리거나 사망하는 어린이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의 경우 2050년까지 극심한 폭염에 노출되는 아동인구 비중이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1/3,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2/3까지 늘 것으로 예측됐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현 1300만에서 2050년 6200만으로 5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화석연료 중단에 성공해도 앞으로 30년 이내에 사실상 모든 어린이가 극심한 폭염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폭염의 심각도 및 지속기간이 늘면 수십 억 어린이들이 사망, 질병, 기아 및 강제이주의 위험에 처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어린이와 영유아는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져 성인보다 장기간 폭염의 영향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천식, 심혈관질환 등 무수한 건강문제가 유발돼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게다가 폭염에 따른 가뭄 악화로 식량 및 물이 부족해져 강제 이주하는 상황에 처할 경우 아동의 발달이 저해되고 폭력·갈등에 대한 노출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극심한 더위는 아이들의 집중력과 학습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미 극지방에서 열대지방에 걸쳐 폭염의 빈도 및 지속시간, 규모가 증가하며 매년 거의 50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 올해만 해도 중국에서는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었으며 파키스탄은 기온이 48도까지 치솟고 전례없는 폭우로 국토의 1/3이 물에 잠겼다. 유럽 ​​전역에서도 기온이 기록적으로 치솟으면서 수만 명이 사망, 농작물 수확량이 급격히 감소했고 1억 명 이상의 미국인이 여름기간 폭염주의보에 시달렸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이집트에서 열릴 유엔 COP27기후회담 시작 2주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지구가 직면한 기후붕괴의 속도와 규모를 입증했다. 유니세프는 각국 정부에 배출량 감축 및 지역사회의 기후대응 지원을 촉구했으며 COP27 세계 지도자들로 하여금 청년들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의 필요를 우선시할 것을 요구했다.

니콜라스 리스(Nicholas Rees) 유니세프 환경기후전문가는 "기후위기의 영향이 가족 및 지역사회의 대처능력에 달려있어 대응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네사 나카테(Vanessa Nakate) 기후활동가이자 유니세프 친선대사는 "2022년의 기후충격은 우리에게 닥칠 위험에 대해 강력한 경종을 울렸다"며 "Cop27의 세계 지도자들이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폭염은 이미 예정된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탄소중립 핵심목표 미루더니...英 HSBC도 '넷제로연합' 탈퇴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가 은행권의 기후목표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잇

[친환경 기업] 샴푸바의 시작 '러쉬'..."환경파괴해 수확한 원료 안쓰죠"

"러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러쉬코리아의 박원정 윤리이사(에틱스 디렉터)의 말이다. 에틱스 디렉터는 세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기후/환경

+

지구가 말라가고 있다...전세계 곳곳 최악의 '가뭄' 현상

전세계 곳곳에서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최근 서부 유럽과 멕시코에서 가뭄과 폭염으로 물부족에 시달린 데 이어 영국과 레바논에서도 가뭄이 마치

베트남 하노이 '극약처방'...내년부터 560만대 내연 오토바이 퇴출

하루 50만대에 달하는 오토바이가 이동하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가 내년부터 화석연료를 쓰는 오토바이와 모터 자전거를 퇴출한다.15일(현지시간) 베

올 상반기 中 자연재해로 10조원 경제손실..."7말8초 홍수 위험"

중국은 올 상반기동안 자연재해로 2500만명이 피해를 입고 주택 3만여채가 완전히 붕괴되면서 약 541억1000만위안(약 10조원)이 넘는 경제손실이 발생했다

[날씨] 다시 시작된 장마?...수도권 최대 200㎜' 폭우

16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전국에 폭우가 내리겠다.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저지대 침수 및 토사 유출, 산사태 및 낙석 등에 주의해야

감사원 "온실가스 감축 안하면 2080년 폭염사망 30배...정부, 대응해야"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기후보건 영향평가'가 미래 예측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이 예산 부족 등을

"2035 NDC, 청년·여성 등 기후위기 당사자 목소리 반영해야"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과정에서 청년·여성 등 기후위기 당사자의 참여와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전문가 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