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폭염…태아도 스트레스 받는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2-10 08: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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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심박수 증가·태반 혈류 감소
감비아 농부 임산부 중 34% 영향

기후변화로 상승하는 기온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는 아프리카 자급자족형 농부의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아나 보넬(Ana Bonell) 감비아 의료연구위원회 및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아프리카 감비아의 들판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태아에게 심박수 증가, 태반으로 가는 혈류의 감소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감비아의 시골지역에 사는 92명의 임신한 생계형 농부들을 대상으로 습도, 체온, 임산부와 태아의 심박수를 측정한 결과 여성의 체온과 심박수가 열 스트레스 지수에서 한 범주만큼 상승했을 때 태아의 스트레스 위험이 20%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아의 열 스트레스는 초음파 스캔으로 측정했을 때 분당 160회 이상의 심박수 또는 태반으로의 혈류 감소로 나타났다.

또 열 스트레스 측정치가 1도 오를 때 스트레스 위험이 17% 상승했다. 탈수, 낮은 태반혈류 또는 열 관련 염증 등의 요인으로 위험도가 최소 12%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온이 상승하면 발한이 발생해 탈수위험이 증가하고 몸을 식히기 위해 혈액과 산소가 태반에서 산모의 피부로 이동해 혈류가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넬 박사는 현장 방문한 임산부의 태아 중 34%에서 이러한 영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임신한 생계형 농부들이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수치 이상으로 극심한 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산모와 아기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에 따르면 열사병은 여성근로자들 사이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거의 60%가 현장평가 중에 적어도 하나의 증상을 보고했으며 증상으로는 두통, 현기증, 쇠약, 근육경련, 구토, 구강건조증 등이 있었다.

7개월의 연구기간 동안 평균 근무시간 기온은 33.5도였으며 임신기간 내내 농업노동을 하는 이 여성들은 지난 10년 동안 기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폭염 문제가 가장 심각한 열대국가의 자급자족형 농부들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연구로, 임산부가 더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태아에게 가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시도이다. 이미 폭염이 사산, 조산, 저체중 출생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지만 이전 데이터는 부유한 온대국가에서 나온 것이다.

1월에 발표된 연구는 기후위기가 전세계의 태아 및 영유아의 건강을 해치고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자들은 폭염이 영아의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비만 위험까지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기온상승은 조산과 영유아의 병원 입원 증가와도 연관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유지돼도 임산부를 포함해 전세계 수억 인구가 극심한 더위에 노출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보넬 박사는 이러한 열 스트레스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화석연료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조치로는 얼음팩으로 몸을 식히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증상이 나타나면 일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농림업에 종사하는 여성이 임신 중일 때는 노동량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권했다. 연구팀은 농작물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그늘을 제공한 나무를 기르는 등 임산부와 태아를 보호할 것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란셋 플래니터리 헬스(Lancet Planetary Health)'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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