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중심 식습관·외식 증가 영향"
한국인은 밥심이란 것도 옛말이 됐다. 30년 전에 비해 1인당 쌀 소비량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으로 1년 전보다 0.4%(0.2㎏)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로 30년 전인 1992년 소비량(116.3㎏)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해당 통계는 가구에서 직접 조리해 소비한 양을 조사한 결과다.
다만 연간 쌀 소비량 감소폭은 지난 2020년(2.5%), 2021년(1.4%)에 비해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물가 상승에 따른 외식비 부담과 국·찌개 등 가정간편식 시장 확대로 인한 집밥 수요가 늘고, 쌀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1인 가구의 소비량 감소가 크지 않았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폭 감소 추세가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2017년 쌀 소비량 감소율은 전년 대비 0.2%로, 10년 평균 감소율(2.4%)에 비해 크게 감소했지만 2018년(1.3%), 2019년(3.0%)에 다시 증가한 바 있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5.5g으로 1년 전보다 0.2%(0.3g)줄었다. 밥 한공기에 쌀 90g으로 치면 하루에 두 공기도 먹지 않는 셈이다. 하루 쌀 소비량은 1997년 280.6g 이후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사업체부문(식료품·음료)에서 제품 원료로 쓰이는 쌀은 총 69만1422톤(t)으로 전년 대비 1.7%(1만1265t) 증가했다. 즉석밥·냉동식품 등 식사용 조리식품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식사용 조리식품 수요는 1년 전보다 27.2% 증가하는 등 최근 4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장류와 당류, 곡물 가공품 수요는 전년 대비 5% 이상 늘어났지만 주정용(-20.6%)과 면류(-8.3%)는 줄었다.
보리·콩·밀가루 등 기타 양곡의 1인당 연간 소비량도 줄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기타 양곡 소비량은 8.0㎏으로 1년 전보다 2.4%(0.2㎏)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러한 양곡 소비량 감소 추세에 대해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육류 중심의 식사량이 증가했고 외식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건강과 관련해 탄수화물을 기피하는 현상도 식습관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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