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 "산불을 키운 산림청…산림정책 대전환 시급"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2 08:00:02
  • -
  • +
  • 인쇄
[인터뷰]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장 최병성 목사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가적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요구들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이에 6월 4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뉴스;트리가 기후환경 부문에서 사회 각계에서 새 정부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편집자주]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장 최병성 목사 ⓒnewstree

"올봄 영남권 산불로 서울시 2배 면적이 불타 없어졌다. 이건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산림청이 만들어낸 인재다."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장인 최병성 목사는 새 정부에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산림정책의 대전환'을 꼽았다. 올 3월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사태를 예로 들면서 "숲은 탄소흡수원이자 우리 삶의 터전의 울타리인데, 이 숲을 지금의 산림정책이 '폭탄'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의성과 산청 일대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단순히 '기후변화'의 결과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진단했다. 일본이나 중국 등 기후조건이 비슷한 나라에서는 산불이 줄어들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산불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산림구조와 관리방식이 원인이라는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숲은 지금 거대한 불폭탄"이라며 "산림청이 지난 20년간 '숲가꾸기' 정책을 추진하면서 활엽수를 잘라내고 소나무만 남겨 불에 취약한 '소나무 단순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통상 다양한 나무들이 뒤섞인 혼합림으로 숲이 조성됐을 때 산불이 잘 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산림청이 경제림을 조성하겠다며 천연림에서 활엽수를 제거하고 소나무만 남기자 산불 피해규모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또 최 목사는 현재의 산불 진화체계도 근본적인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산불이 발생하면 불을 잘 알고 있는 소방청이 아닌 산을 아는 산림청이 진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이 체계로는 진화할 수 있는 산불마저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산불 진화 주체를 소방청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산불 진화 주체를 소방청으로 바꿔야 하는 또다른 이유에 대해 최 목사는 "산림 복구를 명목으로 수천억원대 예산이 투입되는데 이 돈으로 또다시 동일 수종의 나무로 숲을 조성하고 임도(산길)을 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림청은 산불을 진화하는데 '임도'가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는 게 최 목사의 주장이다. 그는 "임도는 조림이나 벌목의 편의성을 위해 조성되는 것일 뿐"이라며 "산림청에게 산불을 진화하는데 임도가 사용된 실적을 정보공개 청구를 해봤지만 '정보 부존재'라는 회신만 받았다"고 밝혔다.

산불이 발생하면 엄청난 손실이 초래된다. 탄소흡수원인 숲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숲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동식물도 서식지를 잃게 된다. 숲의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도 심각하다. 그래서 최 목사는 "산불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의 재난"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고속도로를 따라 불씨 몇 개만 던져도 남한 전체가 불길에 휩싸일 수 있다"며 "실제로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인근 지역뿐 아니라 동해안 영덕까지 덮쳤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 목사는 "산림정책은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응, 국가안보, 국민안전이 모두 연결된 일"이라며 "새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불 붙기 쉬운 지금의 숲 구조를 바꾸고, 진화 체계를 전환하는 등 산림청 중심으로 펼쳐졌던 산림정책의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두나무 인수한 네이버...AI와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금융' 노린다

세계 3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면서 20조원 규모의 금융플랫폼이 탄생했다. 26일 네이버와 두나무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

'비상경영' 롯데 인적쇄신...부회장 전원 용퇴에 CEO 20명 '물갈이'

롯데그룹이 부회장단 전원 교체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롯데그룹은 2026년 임원인사에서 9

롯데케미칼-현대케미칼, 석화공장 합친다...울산과 여수도 통폐합 속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석유화학 사업이 합쳐진다. 지난 8월 20일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이후 첫번째 구조조정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우리銀, 사회적경제기업 10곳 선정…최대 2000만원 지원

우리은행이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해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임팩트 챌린지' 공모를 시작했다.우리은행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2025년 우

위생행주·인조잔디까지...CJ제일제당, PHA 적용제품 확대

CJ제일제당이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s)'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CJ제일제당은 PHA를 적용한 '빨아쓰는 생분해 위생행주', '생분

기후/환경

+

플라스틱 문제 일으키는 '조화'...인천가족공원서 반입 금지될듯

인천가족공원에 플라스틱 조화(造花) 반입을 자제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2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산업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인천시

'2.5°C' 상승한 우즈베키스탄…극심한 가뭄에 이미 위기상태

우즈베키스탄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C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물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

엑손모빌 '화학적 재활용' 놓고 '그린워싱' 공방 격화

플라스틱 화학재활용을 둘러싼 엑손모빌과 환경단체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플라스틱 폐기물

태평양 참치에서 검출된 '수은' 오염경로 추적해봤더니...

참치 등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해양어류 몸속에 수은이 어떻게 축적되는지 그 경로가 밝혀졌다.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연구팀과 한국

알프스·안데스·히말라야가 위험하다...기후변화로 곳곳이 '흔들'

험준한 산악지대로 유명한 히말라야를 비롯해 알프스, 안데스산맥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온과 강수패턴 변화로 인해 무너져내리고 있다. 25일(현지시

폭염에 열받은 젖소들...우유 생산량 줄고 있다

젖소들이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25일(현지시간) 푸드앤와인(Food & Wi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