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과 꽃가루도 증가...개화도 4일 빨라져
미국의 나팔꽃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꽃 크기를 키운 것으로 관찰됐다.
미국 미시간대학·조지아대학 연구진은 2003년~2012년에 미국 남동부에서 자생하는 야생 나팔꽃을 채취해 발아시켜본 결과, 꽃의 크기가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개화 시기를 앞당겨지고 꿀과 꽃가루의 함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식물들이 기후변화로 줄어든 수분매개자를 더 많이 유인하기 위해 꽃 크기를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같은 진화적 반응은 북위도 식물에서 더 두드러지게 보였다.
연구진은 2003~2012년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농경지 인근에서 채취한 나팔꽃 15종의 씨앗을 발아시켜 꽃의 크기를 측정했다. 이 기간동안 해당 지역은 기온 상승, 특히 최저기온 및 야간기온의 상승을 경험했으며 가뭄과 폭우 강도가 증가했다.
측정 결과, 나팔꽃 화관은 2003년 직경 4.5cm, 2012년 4.8cm로 9년에 걸쳐 상당히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지역이 북위도일수록 화관 너비의 크기는 더 커졌다.
또 나팔꽃 23종의 개화 시기를 조사한 결과 2003~2012년 사이 북위도 개체군을 중심으로 개화가 앞당겨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2012년 채취한 씨앗에서 자란 개체는 개화가 평균 4일 일찍 시작됐다.
수분매개자가 꽃에서 얻을 수 있는 꿀과 꽃가루 함량도 증가했다. 연구진은 평균적으로 2012년에 채취한 씨앗에서 자란 나팔꽃이 2003년도 나팔꽃보다 꽃가루 및 꿀을 더 많이 생산했다고 밝혔다. 다만 꽃가루·꿀의 경우 나팔꽃 식물군 중 4종만을 대상으로 조사해 적응변화의 증거로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변화 및 그로 인한 수분매개자의 감소에 따라 북위도 개체군을 중심으로 식물과 수분매개자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형질이 변화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볼루션레터스(Evolution Letters)'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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