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재생에너지 3배 확대하려면...허물어야 할 제도적 장벽 '3가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04 18:00:02
  • -
  • +
  • 인쇄
정부, '재생에너지 3배 확대 결의안' 참여
이격거리, 인허가, PPA 공정성부터 해결해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한국이 '재생에너지 3배 확대 결의안'에 참여했지만 국내 제도적 장벽이 이를 발목잡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캠페인 RE100의 주관단체 클라이밋그룹(Climate Group)이 4일 발간한 주요 20개국(G20) 재생에너지 확대를 저해하는 제약과 개선점을 담은 보고서에 한국은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해상풍력 인허가 절차, 불공정한 전력구매계약(PPA) 등 3가지 정책적 장벽이 주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129개(57%)는 태양광 시설이 주택가 및 도로와 최소 거리(100~1000m)를 유지해야 한다는 '태양광 이격거리 조례'가 있다. 이격거리 규제로 대부분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이 들어서지 못한다. 지난달 감사원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실태에 관한 감사보고서에도 규제완화나 새로운 입지발굴 등의 실효성있는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해상풍력 개발도 인허가 규제로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클라이밋그룹은 "한국은 통합된 해상풍력특별법 없이 인허가를 지자체가 일임하는 관료주의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해상풍력 사업자는 29개 법률에 따라 10개 이상의 행정기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까닭에 인허가 완료에만 평균 68개월이 걸린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은 최대 624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 가능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PPA에 불리한 국내 전력시장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막고 있다며 "기업이 PPA를 적극 활용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설계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최근까지 기업은 PPA를 체결할 때 한국전력공사에 망이용료와 부대비용까지 지불해야 했다. 올초 정부가 발표한 제10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이중 과금과 같은 불공정한 계약상 의무를 일부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올 1월에 발표된 재생에너지 전력사용 요금개편안이 나오며 그 의미가 퇴색됐다.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쓰려면 표준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최대 1.5배 높은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결국 한국에서는 PPA 가격은 여전히 화석연료 발전에 비해 경쟁력을 가지지 못했다. 한국전력과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전력시장 안에서 재생에너지에 공정한 가격이 책정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정책 예고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늘리고, 에너지효율 개선율을 현행 연 2% 수준에서 4%로 2배 늘리는 국제 이니셔티브에 동참한다.

이에 대해 클라이밋그룹의 샘 키민스 이사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21세기판 '골드러시'라고 할만큼 중요하지만, 많은 기업, 지자체, 중앙정부까지도 여전히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각국이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증가시키는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고무적이나, 실제로 약속을 실현하려면 자국 내 장벽을 먼저 허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매출 9.5조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사고많은 건설업계 '초비상'

연매출 약 9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건설업계 7위인 포스코이앤씨가 창사 43년만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중대재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AI로 탄소배출 '폭등'…빅테크 '넷제로' 목표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구글과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이들이 공언해온 '넷제로' 목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기후

Z세대, 기업 ESG활동에 민감...67%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 구매"

Z세대는 개인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이른바 '미닝아웃(가치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ESG 경

네이버, 유럽 AI커머스 발판 마련...스페인 '왈라팝' 경영권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70.5%를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하기로 5일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AI 커머스 거점을 확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기후/환경

+

호주 2300km 산호군락지 '하얗게 변색'...해양폭염으로 역대급 피해

올초부터 이어진 해양폭염으로 호주 전역의 산호초가 백화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관측 이래 가장 심각한 산호 감소가 확

"탄소 저장해드립니다"…노르웨이 'CCS' 사업에 33억불 투자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가 최근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저장하는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사업에 33억달러(약 4조5800억원)를 투입했다. 석유개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르포]사과 5알에 1만6000원?...폭염·폭우에 과일·채솟값 '껑충'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치솟은 물가는 6일 뉴스트리 취재진이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마트에서도 고

'폭염↔폭우' 교차하는 이상기후...원인은 '해수온 상승탓'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달 3일 광주와 전남, 경남 등 우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