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햇반'을 생산판매하는 CJ제일제당은 '햇반' 용기를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인프라를 구축했다.
석혜주 CJ제일제당 ESG센터 환경전략팀 스페셜리스트는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인하대학교 녹색금융대학원과 지속가능경영연구소 주최, 뉴스트리와 SDG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녹색금융&ESG세미나'에서 '햇반용기 자원순환 체계' 사례를 소개하며 "많은 사람들이 햇반 용기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CJ제일제당은 햇반 용기를 재활용 소재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햇반을 비롯한 즉석밥 용기는 혼합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재활용 분류에서 'Other'로 표기되고 있다. 'Other'로 표기된 용기와 포장재는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종량재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석 스페셜리스트는 "즉석밥 용기에는 공기접촉을 차단하고 내열성을 높이기 위해 산소차단필름(EVOH) 소재가 혼합된다"면서 "하지만 EVOH 소재의 비율은 5% 미만인데도 불구하고 Other로 분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햇반 용기의 95% 이상이 폴리프로필렌(PP) 소재라는 점을 이용해 재활용 가능여부를 타진했다. 그 결과, Other로 분류되지만 PP 비중이 높은 만큼 충분히 재활용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 석 스페셜리스트는 "즉석밥 용기 생산량과 전체 PP 선별량 등을 계산해봤을 때, 재생원료 순도를 저하할 수 있는 EVOH 비중은 고작 0.015%에 불과했다"면서 "이에 환경부의 '아이스팩 수거사업'에 착안해 지역자원활용센터를 통해 햇반용기를 수거·세척·파쇄해 100% 재생원료로 전환하는 순환체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석 스페셜리스트는 "즉석밥 용기가 재활용으로 잘 이어지지 않던 원인은 분리배출 과정에서 폴리에틸렌(PET) 등 다른 플라스틱 소재들과 혼합배출되고, 여기에 선별장에서 소재별 선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 못했다"면서 "CJ제일제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자활센터와 손잡고 업사이클링 체계를 구축한 것"이라고 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인천·시흥·포항 등 5개소 지역자활센터와 협업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진천군 내의 아파트에서 배출되는 즉석밥 용기도 수거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석 스페셜리스트는 "깨끗하게 세척된 햇반용기를 고품질 백색 펠릿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면서 "햇반용기 재생원료는 처음에 어린이 보호를 위한 빛반사 키링을 만들어 기부했지만 현재는 가습기 받침대, 응원봉, 소파 등 다양한 제품의 소재로 재활용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자동차·가전제품 등까지 사용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물리적 재활용된 PP 재생원료는 햇반용기로 사용할 수 없다. 환경부와 식약처의 재생원료 활용기준 및 품질관리 규정에 의해 물리적 재활용된 페트(PET) 재생원료만 식품용기에 사용할 수 있다. PP 재생원료를 식품용기로 사용하려면 화학적 재활용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에 석 스페셜리스트는 "CJ제일제당의 자원순환 체계는 물리적 재활용만 실행하고 있어 햇반용기 재생원료로 햇반용기를 사용할 수 없다"면서 "이같은 제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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