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주요 식량 가운데 옥수수와 밀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쌀이 기후위기로 생산량이 감소하는 피해를 입는 동시에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세계적으로 쌀을 재배하는 면적은 1억6500만헥타르(ha)에 달한다. 쌀은 옥수수와 밀과 달리 경작지에 많은 물이 필요하다. 1kg의 쌀을 생산하려면 3000~5000L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쌀은 가뭄에 몹시 취약하다. 또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 예측할 수 없는 홍수나 극심한 날씨 등으로 쌀 수확량은 2050년까지 15%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 식량단체 지속가능한 쌀 생산(Sustainable Rice Platform)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쌀 수확량 감소는 전세계 1억5000만명에 달하는 소규모 농가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쌀 생산량은 감소하지만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에 따르면 현재부터 2031년 사이 쌀 수요는 연간 1.1% 증가할 예정이다.
그런데 쌀이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의하면 벼 재배는 메탄 배출량의 12%, 전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1.5%를 차지한다.
이는 전세계 해운산업의 연료부문에서 발생하는 배출량과 크게 맞먹는 수준이다. 이는 벼를 수확한 후 남은 볏짚을 태우거나 논에 물을 뿌려 빠른 분해를 촉진하기 때문인데 이 두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메탄가스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또 벼 재배는 전세계 관개용수의 40%를 소비하고, 비료 사용량의 13%를 차지한다. 게다가 지구 자연습지의 15%가 벼농지로 개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주요 쌀 생산국들은 지속가능한 쌀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서명한 국가들은 2030년까지 메탄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보다 30% 이상 줄여야 한다. 이에 이 서약에 동참한 국가들은 벼 재배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오랫동안 '쌀 우선' 정책을 펴던 배트남이 대표적이다. 배트남 농업농촌개발부는 "관개, 경작 방식, 종자 개선은 물론 맞춤형 비료 사용과 농부 교육을 통해 쌀 생산량을 늘리고 친환경 쌀 생산에 힘쓰고 있다"며 "작물 재배 패턴을 변경해 다른 작물을 순환 재배하고 일부 품종에 영향을 미치는 염수 침입을 피하기 위해 재배 시기를 변경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질소비료와 물 소모량을 줄이기 위한 시도도 나왔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그린 앤 시드(Green and Seed)는 "생분해성 필름으로 씨앗을 코팅해서 물과 비료를 적게 사용하는 재배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제 상용화 단계"라고 말했다.
국제미작연구소(IRRI)의 카오 덕 팟(Cao Duc Phat) 의장은 "IRRI는 농부들이 더 나은 수확량을 생산하고 현지에 적합한 기후 내성 농업 전략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 해소를 위해 여성과 젊은이들을 쌀 생산에 참여시키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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